종이 이용 ‘멀칭 모내기’ 아시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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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농업기술센터는 친환경 농법을 장려하기 위해 20일 강동면 국당리 들판에서 50일 뒤 분해되는 ‘종이 멀칭’ 모내기를 시연했다. [경주농업기술센터 제공]

20일 경주시 강동면 국당리 들판. 농민 진훈재(43)씨가 이앙기를 몰자 물이 거의 없는 논에 검은색 멀칭(mulching) 종이가 깔린다. 이어 이 종이에 자동적으로 구멍이 뚫리면서 새파랗게 자란 모가 심긴다. 멀칭은 보온·잡초제거 등을 위해 농경지 바닥에 비닐 등을 까는 것을 말한다.

경주시 농업기술센터는 이날 농민들을 모아 진씨의 논 990㎡에서 멀칭 모내기를 시연했다. 일주일 뒤면 충분히 물을 댈 수 있다. 밭에 채소를 심듯 모내기에도 ‘멀칭시대’가 오고 있다. 멀칭 종이는 50일쯤 지나면 완전 분해된다.

논에 멀칭한 것은 벼농사의 큰 문제점인 잡초를 제거하기 위한 것. 잡초가 없어야 농약을 치지 않는 등 친환경 쌀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멀칭 모내기를 하면 적어도 잡초가 98% 제거된다는 게 농촌진흥청의 연구 결과다. 멀칭 종이가 바닥에 붙은 채 햇빛을 막아 잡초가 자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모내기 철이면 잡초가 창궐해 문제였다.

멀칭 모내기는 단점도 있다. 멀칭 종이를 논 330㎡(100평)에 깔려면 5만원(1롤)이 든다. 같은 면적에 우렁이 농법을 할 때 드는 3만원보다 비싼 것이다. 이앙기에 뗐다 붙였다 할 수 있는 멀칭기도 따로 장만해야 한다.

경주농업기술센터 이해규(50) 친환경농업담당은 “친환경 농업을 장려하기 위해 멀칭 종이 값을 보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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