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피플>러시아 대통령후보 레베드 장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96년에 대통령선거를 치르는 미-러 양대국에 과연 장군 출신대통령이 탄생할 수 있을까.
미국에서 콜린 파월 전 합참의장이 내년도 대통령선거의 결정적인 변수로 주목을 받는 것과 마찬가지로 러시아에선 전 몰도바 주둔군 사령관이자 민족주의자인 알렉산드르 레베드(45)장군이 강력한 대통령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러시아의 언론과 각종 여론조사는 레베드가 다른 어떤 정치인보다 앞서 있다며 지금 당장 대통령선거가 실시된다면 아마도 레베드를 누를 수 있는 후보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가장 최근의 여론조사인 「여론조사기금」의 10월초 인기투표 결과에서도 레베드는 14%의 지지로 보리스 옐친 대통령(7%).겐나디 주가노프 공산당 당수(6%).그리고리 야블린스키(12%)야블로코그룹 리더등 쟁쟁한 정치인들보다 앞서있다.또최근 러시아 언론에 공표된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군인 출신으로 이제 갓 정치에 입문한 그가 이와같이 높은 인기를 끄는 이유는 그가 민족주의자이면서 부패하지 않은데다 범죄와 치안부재에 지쳐있는 러시아인들을 안심시킬 수 있는 강력한 지도력을 겸비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는 옛 소련권 공화국에서 천대받고 있는 2,500만 러시아인의 보호와 소련제국의 부활,경제에 대한 통제와 간섭주의로의 복귀등을 공공연히 주장하고 있다.
과연 그가 이런 일들을 어떤 방식으로 추진할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이 때문에 지식인들의 비판을 받기도 한다.그러나 러시아인들은 그가 몰도바 주둔군 사령관 시절 드네스트르 자치공화국과 몰도바간의 내전에 개입,확고하게 질서를 잡았던 일을 잘 기억하고 있다.또한 소련군 장성이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호화스러운 다차(별장)나 외제승용차 하나 갖고있지 않은 그의 청빈(淸貧)함을 잘알고 있다.철공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나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영웅으로 두번이나 소련군 영웅 훈장을 받았던 그는 오는12월17일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해 대선전초전을 치른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