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합방 강제상황 시인-日총리"당시는 평등입장 아니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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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일본총리는 13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한일합방조약 체결당시 쌍방은 평등한 입장이 아니었다고생각한다』고 말해 조약체결의 강압성을 간접적이나마 시인했다.
일본정부 대변인인 노사카 고켄(野坂浩賢)관방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일합방조약은 강제적이라고 할 만한 면이 있다』면서『조약체결이 강제적이라는 한국측 주장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관계기사 9면〉 무라야마 총리는 이날 답변을 통해 『지난 5일의 답변에는 설명이 부족한 점이 있었다.(발언의)파문이 커지는 것을 우려해 이 기회에 새로이 말씀드리고 싶다』며 이같이밝혔다. 무라야마총리는 『한일합방조약은 형식적으로는 합의로 성립되었으나 실질적으로는 당시의 역사적 사정이 배경에 있었다.그배경아래 조약이 성립됐으며 일본으로서는 깊이 반성해야 할 점이있다.조약체결 당시 쌍방의 입장이 평등했다고는 생각하 지 않는다.이 문제에 대한 법적 논란으로 한일관계에 찬물을 끼얹는 것은 내 본뜻이 아니다』고 답변했다.
무라야마 총리는 또 이날 발언내용 해명을 위해 한국.북한에 특사를 파견할 용의가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여하튼 외교루트를 통해 나의 진의가 이해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무라야마 총리는 이에 앞서 지난 5일 국회 답변을 통해 『한일합방조약은 법적으로 유효하게 체결됐다』고 밝혀 파문을 불러일으켰다.이와 관련,공노명(孔魯明)외무장관은 12일 야마시타 신타로(山下新太郎) 주한 일본대사를 외무부로 불러 무라야마총리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으며,김태지(金太智)주일대사도 하야시사유키(林貞行)외무성 사무차관을 방문,공식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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