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성화봉송 폭행’ 비난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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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베이징 올림픽 성화 봉송 행사에 참가한 중국인들이 성화 봉송 반대 시위대를 폭행한 것에 대해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인터넷 게시판에는 28일 네티즌의 비난 글이 폭주하고 있다. 네티즌 ‘fireaqua’는 “한국 시위대가 질서 유지선만 넘어가면 연행하겠다며 체포조를 짜는 한국 경찰이 중국인에겐 완전히 무방비였다”며 “여기가 중국인지 한국인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네티즌 ‘박지영’씨는 “불법 시위는 강경 대처하겠다는 한국 경찰이 오히려 중국인들을 보호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비난했다.

한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는 불법 폭력 행위를 한 중국 시위대 명단을 실시간 작성해 이들을 ‘응징하겠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폭력을 행사한 중국 유학생들의 사진 밑엔 그들을 알아본 주변 사람들이 인적 사항을 올려 10여 명의 신원이 인터넷에 돌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이번 올림픽 사태는 조직적인 국가 테러 행위였다” 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를 앞두고 주한 중국대사관이 중국인 유학생회 등을 통해 한국에 체류 중인 중국인들이 성화 봉송 행사에 많이 참석하도록 유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대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인 한 중국인 유학생은 “대사관에서 한국의 각 대학에 있는 중국인 유학생회에 연락해 참가를 독려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경올림픽성화봉송저지시민행동은 이날 서울 중구 장충동 기독교사회책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 시위대의 폭력 행위를 규탄했다. 이 단체의 김규홍 목사는 “어제 우리가 개최한 집회에는 주로 노인이 참가했는데 중국 시위대는 이들에게 돌을 던지고 깃대를 투창으로 이용해 찌르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외국인이 대한민국 한복판에서 한국인에게 폭력을 행사할 수 있는가”라며 분개했다.

우익단체인 국민행동본부도 긴급 성명을 내고 “이날 폭력 사건은 건국 이후 서울이 타민족에게 유린당한 최초의 사건”이라며 “ 주권을 짓밟은 중국인 무장 폭도를 엄단하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27일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모 일간지 신문기자에게 물병을 던져 부상을 입힌 중국인 유학생 진모(21)씨를 집시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또 성화 봉송을 반대하며 휘발유를 몸에 끼얹는 등 과격 시위를 한 탈북자 송모(45)씨 등 3명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한은화·박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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