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나눔본부 "10살 됐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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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 대구 관음사 스님과 신도들이 장기기증 서약을 하고 있다.

서울 동국대에서 10년째 불교 복지를 강의하고 있는 이혜숙 생명나눔실천본부 사무총장은 "종교는 사회의 고통과 함께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특히 병들고 가난한 사람에 주목한다. 생사고락의 '사고(四苦)'를 압축한 게 질병이요, 종교의 본질은 사회 제도에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기대만큼 종교가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불교도 예외일 수 없다. 때문에 오는 27일 창립 10주년을 맞는 생명나눔실천본부(이사장 법장 조계종 총무원장)를 대하는 李총장의 감회는 각별하다. 실천본부는 불교계 유일의 장기이식 등록기관이다.

백혈병.소아암 환자와 장기이식이 필요한 사람, 그리고 돈이 없어 치료를 받지 못하는 각종 환자를 지난 10년간 도와온 생명나눔실천본부에는 2만여명의 회원이 있다. 지금까지 3만여명이 장기 기증을 밝혔고, 지난해까지 484명이 이곳의 도움을 받았다. 각막.신장.심장.간장.시신 기증 사업을 정부와 손잡고 벌여왔으며, 헌혈 운동도 꾸준히 펼쳐왔다. 올해에는 골수 기증과 혈소판 공여 사업에 주력할 방침이다.

李총장은 "헌혈증서 한장도 어려운 사람에게 대단한 희망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사찰.승가대(강원) 등을 돌아다니며 스님들의 동참을 유도할 작정이다. 10주년 기념식은 3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리며, '생명을 존중한다는 것은'을 주제로 한 강좌도 다음달 매주 목요일 오후 조계사에서 진행된다. 02-734-8050.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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