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공기업 수장 누가 살아남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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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금융공기업 기관장에 대한 재신임 여부가 이르면 이번 주 중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예상보다 교체 폭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많다. 많으면 절반 정도는 재신임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21일 “지난 18일 재신임과 관련한 기준과 재신임 인사에 대한 금융위의 의견을 청와대에 제출했다”며 “10여 명의 재신임 대상 중 절반 정도는 유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포함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당초 금융권에선 기관장의 대부분이 교체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보다 교체 폭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다른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과 금융위원장이 미국 방문 중이었기 때문에 청와대에 제출한 의견은 실무진 간의 통상적인 협의”라며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유재훈 금융위 대변인은 “23일 전광우 위원장이 미국 방문 성과를 브리핑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기관장 재선임 문제의 기본 방향을 언급할 것”이라며 “금융 공기업의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밟아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이철휘 자산관리공사 사장, 박대동 예금보험공사 사장, 김규복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한이헌 기술보증기금 이사장, 조성익 증권예탁결제원 사장, 김창록 산업은행 총재, 윤용로 기업은행장 등 대통령이나 금융위원회가 임면권을 갖고 있는 기관장들은 대부분 사표를 냈다. 예보 산하의 박병원 우리금융지주 회장, 박해춘 우리은행장, 정경득 경남은행장, 정태석 광주은행장 등도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계에선 이 가운데 대통령에게서 권위주의적 행태에 대해 비판을 받은 산업은행의 김창록 총재와 감사원 감사에서 직원 부정 채용이 적발된 증권예탁결제원의 조성익 사장 등이 교체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나머지 기관장들은 과거 임명 과정과 경영 능력 등을 감안해 사표를 선별 처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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