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양궁 참패 한국,4연패 좌절-자카르타 세계양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0면

[자카르타=孫長煥특파원]지난89년부터 세계정상을 지켜오던 한국여자양궁이 개인전에서 무너졌다.
4일 자카르타 갤로라 세나얀경기장에서 벌어진 제38회 세계양궁선수권대회 여자개인 결선에서 한국은 염연자(廉連子.청원군청)가 동메달을 따내는데 그쳐 여자개인 4연패가 깨졌다.
예선에서 1위를 차지했던 나탈리아 발리바(몰도바)는 결승에서바버라 멘싱(독일)을 1백13-1백7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예선성적 2,3,9,14위로 64강 토너먼트에 올랐던 한국은 4명이 첫 64강전을 무난히 통과했으나 32강전부터 한명씩차례로 탈락했다.
조미숙(趙美淑.서울여고)이 32강에서 처음 탈락하더니 예선성적 2위였던 김조순(金調順.홍성군청)이 16강전에서 준우승자 멘싱에 역전패했다.
또 황진해(黃珍海.한체대)는 8강에서 우승자 발리바를 맞아 극도의 난조를 보이며 1백3-1백2 한점차로 패해 탈락했다.
유일하게 4강에 진출했던 염연자는 준결승에서 멘싱에 1백11-1백5로 진후 3-4위전에서 엘레나 마르텔(벨로루시)에게 1백8-97로 승리,겨우 동메달 한개를 건졌다.
역시 국제대회 경험부족이 여실히 드러난 경기였다.
신인들로 구성된 한국여자선수들은 1대1대결에서 초긴장,제실력을 거의 발휘하지 못하고 허무하게 무너졌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황진해와 발리바의 8강전.
발리바 역시 긴장했는지 첫 발을 미스,7점에 그쳤다.
黃은 9점.발리바는 계속해서 8점,8점을 기록해 처음부터 확실한 승기를 잡을수 있었다.
그러나 黃은 이 기회를 놓쳤다.黃도 역시 8점,8점을 쏘아버렸다.발리바가 흔들릴 때 4~5점차로 점수를 크게 벌려놓았다면쉽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었다.
黃은 네발째 10점 만점을 쏴 도망가는가 했으나 곧 평정을 잃고 7점을 기록,추격을 허용했다.
12발로 승부를 가리는 단기전에서 7점은 곧 패배를 뜻한다.
발리바가 첫발에서 7점을 기록한후 차츰 평정을 찾아간 반면 黃은 완전히 흔들려 8,9발에서 연속 7점을 쏘고 말아 역전을허용했다.
황진해의 최종점수는 1백2점.평소 기록이 1백10점 이상이었으니 얼마나 긴장했는가를 알수있다.
발리바 역시 1백3점이라는 형편없는 점수를 기록했으나 黃이 더 헤매는 바람에 어부지리로 4강에 올라 결국 우승까지 차지하는 행운을 누렸다.
5일에는 한국이 예선 1~3위를 차지했던 남자개인 결선이 벌어지며 6일에는 남녀 모두 1위 에 나선 단체전 결선이 벌어진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