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사랑하는공간>서울마포구 성산동 김양순씨 원룸주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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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현관문을 열면 탁트인 실내가 한눈에 들어온다.왼쪽 벽면 한쪽에 가지런히 놓인 원목 옷장과 장식장,그리고 더블 침대.군더더기 하나 없는 간결함으로 18평형의 좁은(?)실내가 무척 넓게느껴진다.
김양순(金良順.37.서울마포구성산동 선경청기와 시티빌)씨의 원룸이다.용접관련 부품을 수입하는 오퍼상을 하고 있는 金씨는 남편이 지방에 있어 혼자 생활하는 시간이 많고,집을 사무실로도써야 하기 때문에 원룸이야말로 안성맞춤인 셈.
꾸밈없고 단순한 것을 좋아하는 그의 성향뿐 아니라 직업적 쓰임새와도 잘 어울려 『더할 나위없이 흡족하다』고 말한다.탁 트인 내부도 내부거니와 온돌식 마루로 시공된 실내 바닥과 붙박이로 설치된 원목 가구도 金씨의 마음을 사로잡은 요 인이 됐다.
『전에는 오피스텔에서 생활했는데 오피스텔이라는게 온전한 사무실도 아니고 그렇다고 가정 분위기가 나는 것도 아니고,늘 마음에 걸렸어요.좀 삭막하기도 하고요.아는 분이 원룸 형태의 이 집을 소개해 줬는데 보자마자 계약했지요.컴퓨터와 팩시밀리를 놓고 사무를 볼 수도 있어 실용성이 뛰어날 뿐 아니라 외관이 수려한 원목의 실내장식에 마음이 끌렸어요.』 원목 가구는 가로 80㎝,세로 2m10㎝ 크기의 옷장 2개와 테이블.체스트.컴퓨터장.오디오.비디오장 등으로 이뤄져 있다.용도에 맞게 변경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어 쓰기에 무척 편리하다고.
『이제 1주일 정도 됐는데 과연 판단을 잘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은은한 나무향기가 온 방에 가득하고 깔끔하니까 사람들이 와 보고는 다들 부러워해요.거의 하루종일 이 안에서 지내지만 싫증이 나지 않아요.별도로 인테리어를 할 필요도 없구요.』 金씨가 이 곳에서 덤으로 즐기는 공간은 1층에 마련된 공동 휴게실.비록 5~6명밖에 앉을 수 없는 좁은 자리지만 金씨에게는 다목적으로 쓰이는 공간이다.
『22가구가 모여 사는 이 곳에서 가끔씩 휴게실에서 이웃들과차 한잔 하며 이런 저런 정담(情談)을 나누는 시간도 요즘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예요.육중한 철문으로 담을 치고 사는 아파트에서는 맛볼 수 없는 사는 맛이기도 하 죠.』 그에게는 이 공동 휴게실이 손님을 접대하는 다방(?)이 되기도 하고사업상 상담(商談)을 나누는 장소가 되기도 해 더욱 고맙기만 하단다. 이사올 때 컴퓨터.오디오.비디오.침대.옷.책 등 손으로 꼽을 정도로 간편한 짐만 챙겨왔다는 金씨에게서 구속받기를 싫어하고 자유와 안락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모습이 한껏 풍겨나왔다. 金明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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