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민.정은순 환상의 짝꿍-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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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최강 센터의 신화에 도전한다.
일본 시즈오카(靜岡)시에서 벌어지고 있는 제16회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대회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정은순(鄭銀順.삼성생명)-정선민(鄭先珉.선경증권)더블 포스트가 역대 최강의 센터로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이번 대회 우승의 열쇠가 골밑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한국의정주현(鄭周鉉.코오롱)감독은 개성이 서로 다른 두명의 센터를 절묘하게 매치시겨 중국의 장신공세에 맞서고 일본의 대형 포워드들을 잠재우기로 결정한 것이다.
1m87㎝의 정은순은 상대팀 주력센터를 수비하며 림(Rim)가까운 골밑을 공략한다.1m85㎝의 정선민은 미들 포스트에 포진해 상대팀 보조센터나 파워포워드를 견제하고 상대가 정은순을 마크하느라 생긴 허점을 파고든다.
정은순과 정선민은 슛이 정확하고 소속팀의 기둥을 맡았다는 공통점이 있다.그러나 공격지원과 수비가 강한 정은순과 골 욕심이많고 수비리바운드가 강한 대신 기동력과 패스가 약한 정선민의 장.단점이 하나로 뭉칠 경우 역대 최고의 더블 포스트로 꼽히는박찬숙(朴贊淑)-성정아(成貞兒)콤비 못잖은 위력을 발휘할 수도있다. 여자농구에서는 센터의 능력이 성적과 직결된다.이 사실은한국이 참가한 주요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때는 반드시우수한 센터가 포진했던 데서도 확인된다.
67년 제5회 세계여자선수권대회(체코)에서는 「박신자(朴信子)신화」가 한국을 준우승으로 이끌었고,79년 8회대회(서울.준우승)에서는 박찬숙-조영란(曺永蘭)콤비가 골밑을 지켰다.
84년 LA올림픽에서 준우승할 때는 박찬숙-성정아가,90년 베이징(北京)아시안게임을 제패할 때는 성정아-조문주(趙文珠)가더블포스트를 이뤄 가공할 중국의 고공농구를 차단했다.
이들중 박찬숙-성정아 더블 포스트는 공수에 걸쳐 가장 이상적인 화음을 이룬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그러나 鄭감독은 두명의 鄭씨콤비가 朴-成 콤비를 능가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단언하며 이들을 독려해 또 하나의 신화창조를 예고하고 있다 .
[시즈오카=許珍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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