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시대회 궁금해요! (④경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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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나 과학올림피아드가 활성화돼 있는 자연계열과 달리 인문계열은 대학 입시에서 크게 가산점을 받을 만한 경시대회가 많지 않다. 그 중 인문계 학생들 사이에서 가장 호응을 얻고 있는 경시대회가 바로 경제경시대회다.
 올해 5번째로 치러진 경제경시대회는 재정경제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공동으로 실시하고 있다. 당초 고교생들에게 경제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고 경제적 사고력을 배양한다는 취지로 열렸지만 지금은 대학입시를 위한 자료로 활용도가 높다. 서울대를 예로 들면 수시모집 특기자 전형 자격요건이 학업수학능력이 우수하고 모집단위 관련분야의 재능과 열정을 보인자로 명시돼 있다. 여기서 모집단위 관련분야 우수자는 관련 경시대회 입상자 등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수상실적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경제경시대회에서 최고상인 경제부총리상을 수상하면 대학 진학 후에도 경제 관련 자료를 수시로 받아볼 수 있으며 재경부에서 인턴사원으로 활동할 수 있는 특전이 주어진다.
 문제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뉘는데 객관식 오지선다형 40문제, 서술형 주관식 3문제로 구성되며 배정된 점수는 각각 70점, 30점이다. 주관식 문제는 통합 논술형이 아니라 철저하게 경제와 관련된 서술형 문제다. 출제 범위는 고교 심화과정 ‘경제’를 중심으로 하되, 응용문제와 시사문제를 포함한다.
 대성마이맥의 김희선 대표는 “『맨큐의 경제학』『테일러의 경제학』『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등 다양한 경제학 책들이 나와 있다”며 “심지어 경제학 원서를 보는 학생들도 있는데 너무 어려운 접근은 경시대회에 그리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충고한다.
 우선 교과서 목차를 중심으로 공부하는 게 좋다. 5회 대회까지의 기출문제를 먼저 풀어보고 유형을 파악한 후 교과서 목차와 연계해 학습하면 도움 된다.

Tip_경시대회에 참여하려면

1.긍정적인 마음을 가져라.
 무엇을 공부하든 마찬가지지만 특히 경시대회를 준비할 때는 시험결과에 신경 쓰지 말고 편안한 마음으로 공부해야 한다. 집중도가 달라져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
2. 문제를 유형화 시켜라.
 자신이 보는 경제학서나 기본 지식을 가지고 기출문제를 풀어봐야 사고력을 키울 수 있다. 그래야 자신에게 부족한 기본 개념과 문제 유형을 정리해나갈 수 있다.
3.수면은 충분히 취하라.
 잠은 6시간 정도 충분히 자라. 경제는 수학적, 논리적 사고를 요하는데 몽롱한 상태에서는 제대로 생각할 수 없다.
4.주관식은 논리적으로 명확하고 간결하게 써라.
 개념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문제에 주어진 조건을 충실하게 접근하고 논점이 논제에 잘 부합하는가를 점검하며 쓰는 게 좋다.
5.평소에 신문을 통해 시사적 이슈를 자주 접하라.
 무엇보다 경제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배경지식을 함께 알아둘 필요가 있다.

"신문 읽기 덕 봤죠"


경제경시대회 동상 수상 장승우군
 “시사문제를 응용한 질문이 반드시 2~3개 정도 나오는데 이번엔 1인당 GDP와 관련된 문제가 나왔어요. 평소 신문을 꾸준히 읽고 시사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풀기 힘든 문제들이었습니다.”
 올 1월에 치러진 경제경시대회에서 동상을 차지한 장승우(18)군의 수상 비결이다. 명지외고 3학년인 장군은 평소 한미 FTA문제 등 국제경제와 관련된 사안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경제경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특별히 노력한 건 없었다”며 “다만 평소에 수능 경제 분야에 대비해 심화학습까지 해왔던 게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경제학에 관심 있는 학생들 사이에서 바이블로 일컬어지는 ‘맨큐의 경제학’마저 한 번도 읽지 않았다. 그만큼 평소 경제 분야에 기울인 관심이 커 내심 자신이 있었던 것. 그러나 막상 시험 날짜가 다가오자 ‘경제통’이라 불리던 장군도 긴장되긴 마찬가지였다. “시험 1주일 전이었는데 걱정되더라고요. 그 흔한 기출문제 한번 풀어보지 않고 시험 보면 후회할 것 같아서 인터넷 강의를 들었어요.” 장군은 인터넷 강의에서 제시하는 기출문제가 문제 유형을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장군이 권하는 또 하나의 경제경시대회 준비법은 ‘수학’이다. “수학은 논리가 있어야 하잖아요. 체계적인 이론과 논리로 현상을 이해하는 능력을 키워줘 경제에도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기본은 경제에 대한 관심이다.
 장군은 평소에 경제에 관심이 많아 대학과정인 경제원론까지 공부한 경제학 매니어다. 그가 경제를 좋아하는 이유는 의외로 단순하다. 바로 실생활과 관련된다는 점 때문이다. “중학교 때 선생님께서 시사에 관심을 가지는 저를 보고 고교에 가면 경제를 꼭 공부해 보라고 추천해 주시더라고요. 그 때는 그냥 선생님말씀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너무 재미있어요. 실생활과 관련이 있어 세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많이 받아요.” 장래희망도 변호사 자격으로 비즈니스 컨설턴트를 하는 것이다.
 장군이 경제 경시대회 참가를 결정하게 된 계기는 진로를 서울대 경제학과로 정하면서부터다. “대학 입시에서 문과 학생들이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시험은 그리 많지 않아요. 경제경시대회나 생활법경시대회 정도일까요.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해 공부할 필요는 없지만 이 분야로 진로를 결정한다면 도전해 볼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각 대학 입학 전형에서 경시대회 특기자 전형이 대폭 줄었다. 하지만 서울대 특기자 전형의 경우 참고자료로 활용된다. 연·고대 등 주요 상위권 대학에서도 관련학과 수시 일반전형 시 중요한 평가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그 인기는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엄 김지혁 기자
자료제공 = 대성마이맥 www.minacstud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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