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잠깬 이경수 "PO티켓 맡겨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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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1월 29일 대구 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배구 수퍼리그 한양대-대한항공전. 한양대 이경수는 51득점을 했다. 같은달 13일 경기대전에서 자신이 기록한 국내 한 경기 최다득점(49득점) 기록을 보름 만에 갈아치웠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경수는 한국 배구의 미래였다.

하지만 드래프트 거부 파동으로 2년간 코트에 서지 못했다. 이번 'KT&G V-투어 2004' 대회를 통해 코트에 복귀했지만 예전의 그가 아니었다. 이경수의 부진으로 LG화재는 추락했고,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도 희박해졌다. 그런데 지난 7일 시작된 6차 대회부터 그가 달라지면서 LG화재는 같은 조의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을 연파했다. 두 경기에서 이경수가 올린 득점은 63점(31+32).

V-투어 개막을 앞두고 이경수는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우승에 따른 군 면제를 위해 4주 입소훈련을 받고 개막 전날 퇴소했다. 훈련 후유증 탓인 듯 이경수는 초반 난조를 보였다.

그런 상황에서 신영철 감독의 부임은 전환점이 됐다. 신감독은 6차 대회 시작과 함께 김성채와 이경수의 위치를 바꿨다. 전위에서 세트를 시작했던 이경수를 후위로 돌린 것이다. 이경수는 리베로 박규택과 함께 뛰며 수비 부담을 덜었다. 신감독은 또 이경수에게 점프는 반박자 늦추고 스윙은 반박자 서두르도록 시켰다. 급한 성격 때문에 점프가 빨라 상대에게 잡혔다고 분석한 것이다. 그러면서 이경수는 '51득점 때의 이경수'로 돌아왔다.

LG화재는 13일 한장 남은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놓고 상무와 맞붙는다

한편 여자부 현대건설은 12일 부산 구덕체육관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도로공사를 3-1 꺾고 V-투어 23연승을 기록했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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