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피플>유럽회의 人權賞 받은 러 코발료프의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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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22일 올해 유럽회의(Council of Europe)인권상을 받은 세르게이 코발료프 러시아 하원의원은「체첸의 수호자」라할만큼 정열적으로 체첸 인권의수호에 앞장서온 인물이다.
그는 러시아군 탱크를 앞세워 진격을 시작하고 폭격이 체첸의 수도 그로즈니를 뒤흔들 때인 지난해 12월부터 그로즈니에 들어가 인권침해 현장을 고발해왔다.
그의 활동이 가장 왕성했을 때는 체첸전 초기.러시아軍의 무차별 포격으로 체첸 민간인들이 무수히 희생됐을 때,러시아정부는『러시아군의 목표는 언제나 군사시설 및 軍일 뿐』이라며 잡아뗐었다.민간인들이 사망했다면 그들은 체첸반군 협조자였 기 때문이라는 논리였다.
바로 그때 등장한 인물이 코발료프다.
그는 러시아정부의 잡아떼기가 있으면 막바로 기자회견을 자청해현장을 고발했다.
성긴 백발과 두툼한 안경,피로에 젖은 듯하지만 강렬한 목소리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코발료프는 체첸人들의 인권을 무시하는 러시아를 규탄하도록 유럽에 호소하기도 했다.이 때문에 보수파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파벨 그라초프 국방장관은 그를「매국노」라 불렀다.국영방송 오스탄키노는 『코발료프는 말 한마디마다 거짓말을 실어보내고있다』며 규탄하기까지 했다.
코발료프는『체첸을 발판으로 96년 대통령후보로 화려하게 재기하려는 옐친대통령의 꿈은 이미 깨졌다』고 직설적 발언을 서슴지않았다.이 때문에 보리스 옐친 대통령도 그를 싫어해 『옐친대통령이 그를 만날 것인가』가 한때 언론의 초점이 되기까지 했었다. 그가 어느날 갑자기 인권옹호에 앞장선 것은 아니다.모스크바大 생물학부 출신인 그는 옛소련때부터 줄곧 反체제활동에 몸담아왔다.반체제 핵물리학자 故 안드레이 사하로프박사 밑에서 활동했다.이때문에 74년12월 체포돼 7년간의 투옥생활을 거쳐 3년간의 추방생활을 겪기도 했다.
그가 개혁의 리더 옐친대통령의 부름을 받고 대통령직속인 인권위원회 위원장을 맡게된 것은 바로 그러한 경력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는 체첸사태에서 너무 바른 말을 잘해 미운 털이 박혀 하원 인권위원 자리를 박탈당하는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이번 부됴노프스크 체첸반군 인질사태때 러시아 정부 요청으로 협상대표에 선임된후 체첸인권에 대한 코발료프의 헌신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러시아 학계와 하원의 많은 의원들이 그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고,이즈베스티야와 독립방송(NTV)이 그를 지난해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것은 바로 그의 끊임없는 성실성과 인권에 대한 헌신,권력에 굴하지 않는 정신을 높이 산 때 문이다.
[모스크바=安成奎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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