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쌀공급 국내외 시장영향-흉년.사재기 겹치면 값오를 우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남북한간 쌀 협상 결과(1차 15만t,나중에 추가 공급)가 국내의 쌀수급과 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이밖에 일본도 약 30만t의 쌀을 북한에 공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국제시장의쌀 동향에도 함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내의 경우 최근 쌀재배 면적이 연평균 2만㏊(쌀 60만섬분)씩 감소하는데다 정부의 쌀 재고도 그다지 넉넉지 않은 상황에서 이처럼 북한에 쌀을 보내게 되면 공급이 줄어 시중 쌀값이 오르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농림수산부 관계자들은 『당장 국내 쌀값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정부가 올 햅쌀 수매를 시작할 11월1일 정부보유미(현재 9백44만섬.1백36만t)는 5백97만섬 수준으로 예상되며,여기에 민간 보유분을 합치면 총 규모는 7백1만섬 수준이 된다.
따라서 북한에 15만t(약1백4만섬)을 주더라도 정부 재고가적정수준(약6백만섬)을 유지하는데는 별 어려움이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런 외형적인 계산과는 달리 재정경제원등에서는 내심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중간 상인이나 일부층의 사재기.김명환(金明煥)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비축물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흉년이 들 조짐이 보이면 사재기가 발생,가격이 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농림수산부 고위 관계자는 『15만t까지면 몰라도 물량이 더 늘어나면 안정 공급에 다소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이번 조치로 인해 앞으로 가공용.주정용 쌀의 공급은 사실상 어렵게 돼 음료등 관련업계의 타격도 예상된다.
국제 가격과 관련,만약 일본이 국제시장에서 쌀을 사서 북한에공급할 경우 가뜩이나 최근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국제 시세에 다소나마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농경연에 따르면 올해 세계 쌀 생산은 3억5천만t으로 작년보다 0.7% 감소하는 반면 소비는 1.1% 늘어난 3억6천만t에 이를 전망이다.
〈朴義俊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