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발사된 지 몇 달 만에 신호가 끊긴 태양 관측 위성 솔라맥스의 경우를 보자. 84년 우주왕복선이 올라가서 원인을 조사해 본 결과, 밥상만 한 기기판에 무려 150여 개의 구멍이 나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깨알보다 작은 파편들이 산탄총알처럼 박혔던 것이다. 95년 프랑스 인공위성에 부착된 6m짜리 팔을 부순 것도 우주 쓰레기다.
2001년 3월엔 미국 등 15개국이 공동 제작하는 국제우주정거장이 궤도를 수정해야 했다. 미국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의 비행사가 정거장 건설작업을 하다가 공구를 하나 놓친 탓이다. 이게 떠돌다가 우주선과 충돌할 수 있다고 미 항공우주국(NASA)은 우려했다.
인류는 지난 수십 년간 빈 연료탱크에서 공구, 금속 파편에 이르는 쓰레기를 우주 공간에 뿌려왔다. 현재 NASA는 3100개의 인공위성 외에도 직경 5㎝가 넘는 우주 쓰레기 9300여 개를 감시하고 있다. 1㎝짜리 쓰레기는 수십만 개에 이르지만 추적도 불가능하다. 이 정도 크기라도 인공위성에 충돌해 기능을 마비시킬 수 있다. 1978년 도널드 케슬러 박사가 제기한 ‘케슬러 신드롬’이 떠오르는 이유다. 우주의 쓰레기 파편이 다른 파편이나 인공위성과 연쇄적으로 부딪쳐 기하급수적으로 숫자가 늘어나면서 지구 궤도 전체를 뒤덮는다는 시나리오다. 우주선이나 위성 발사가 아예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는 말이다. 위성이 없으면 미국의 군사·통신 시스템은 마비되다시피 한다. 이 또한 미국의 큰 걱정거리 중 하나라는 점은 아이러니다.
조현욱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