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서 본 春困症 원인과 대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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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한의학에서 봄은 한해의 건강을 결정하는 계절이다.이는 자연의섭리에 따라 몸에서 생성된 기(氣)의 순환이 시작되는 시점이기때문.따라서 봄엔 기의 소모를 가능하면 줄이고 부족한 기를 보(補)하는 것이 양생법(養生法)의 기본원칙이다 .기는 생명활동을 지배하는 에너지를 말하는 것으로 봄에 원기가 떨어지는 사람은 양기(陽氣)를 보충해야 1년동안 무병할 수 있다는 것.경희대 한의대 우홍정(禹弘楨)교수는 『봄이 되면 밤이 짧아져 휴식시간이 줄어들게 되고 긴장됐던 근육 이 이완되는등 무기력해지기쉬운 반면 시기적으로 푸성귀나 과일 섭취가 부족해 영양소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한다.
활발해지기 시작한 신진대사가 균형을 잃어 혈액이나 근육에 노폐물이 쌓이게되고 이를 빨리 배출시키기 위해 에너지를 많이 소모함으로써 기의 소모가 심해진다는 설명이다.피로와 무기력,두통이나 현기증까지 동반하는 춘곤증(春困症)이 찾아오 는 것도 이같은 생리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춘곤증은 대체로 추위를 많이 타거나 위장이 약한 사람,지난 겨울 과로가 누적된 사람들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것도 특징.
동국대 한의대 신길조(辛吉祚)교수는 『오행(五行)으로 보면 봄은 간담(肝膽)을 성(盛)하게 하는 목(木)에 해당돼 상생상극(相生相克)의 원리에 따라 토(土)와 관련된 비위(脾胃)를 억제하게 된다』며 『소화기관이 약한 사람이 봄을 잘 타는 것은이같이 인체가 자연의 섭리를 따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따라서봄엔 몸의 기를 내보내지 않으면서 자연의 기를 많이 흡수해야 하며 위장의 기능을 보호해야 한다고 辛교수는 강조한다.
우선 기가 떨어진 사람이나 여성.노약자는 봄이 됐다고 갑자기얇은 옷으로 갈아 입는 것은 금물.항상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면서 바람을 피하도록 해야 기를 보호할 수 있다.또 기름진 음식.과식.술 등은 자제하며 신음식보다 단음식을,그 리고 녹황색 야채를 듬뿍 섭취하는 것도 봄을 이기는 요령이다.
한방에서 봄은 짜증과 화(怒)가 많은 계절로 보기 때문에 가능하면 즐거운 마음을 갖도록 하고 가벼운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지혜가 필요하다.
禹교수는 춘곤증을 이기게 하는 대표적인 보약으로 원기를 보충하고 면역기능을 높이며 신진대사(氣化)를 돕는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을 꼽는다.
인삼.황기.백출 등을 주재료로 하는 보중익기탕은 비싼 녹용을쓰지 않기 때문에 한 제에 10만원 내외면 복용할 수 있고,요즘엔 1회용 커피 정도로 물에 타먹을 수 있는 엑기스 분말이 나와 있어 복용이 한결 편해졌다.
이밖에 신경을 많이 쓰거나 예민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에겐 백복신.맥문동 등이 들어가는 귀비탕(歸脾湯)이,위장 장애가 있는 사람에겐 향사양위탕(香砂養胃湯)이 권장된다.
이들 탕류는 일반 한방병.의원이나 약재상에서 구입할 수 있다. 高鍾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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