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이야기>파스퇴르유업-표현방식 투박 이미지차별화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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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대부분의 신문독자들은 80년대 중반부터 이어져온 독특한 스타일의 파스퇴르유업 광고에 눈이 익어있다.이달중순 주요일간지에 전면광고로 실린 「파스퇴르가 오늘이 있는 까닭」이라는 제목의 광고 역시 같은 스타일이었다.이 광고는 주제목 밑 에 부제목으로 「이쯤 되었으면서도 아직도 기업공개를 못하는,아니 영원히 못하는 이유」「파스퇴르 소비자 여러분,그리고 파스퇴르를 그간 음해한 여러분 다같이 감사합니다」라는 문안을 담고있다.
파스퇴르의 광고패턴에 대해 『독특하고 재미있는 광고』라는 견해와 『수준이하의 작품』이라는 양단의 견해가 공존하고 있다.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내용이 자사의 주장만이 옳다고 지나치게강조한다는 점과 글자가 많고 디자인 감각과는 거 리가 멀어 좋게 말하면 투박하고 나쁘게 말하면 조악하다고 지적한다.
반면 파스퇴르식 광고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은 표현이나 어법이 다소 거칠지만 진솔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주의.주장이 분명하고각종 실험결과를 근거로 제시해 설득력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이같은 상반된 인식에도 불구하고 파스퇴르 광고는 소비자들에게다른 광고와는 차별화된 이미지를 심어주면서 주의와 관심을 끄는데는 일단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파스퇴르 광고의 특징은 최명재(崔明在.68)회장의 경영스타일에서 비롯됐다는게 회사측은 물론 관련업계의 일치된 설명이다.
파스퇴르유업 관계자는 『崔회장은 평소 광고도 일종의 소비자와의 약속이므로 모든 책임을 감당할 수 있는 최고경영자가 직접 작성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면서 『광고내용도 미사여구(美辭麗句)보다는 기업 의지와 사업내용을 소비자들에게 자세히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때문에 崔회장은 파스퇴르 광고의 크고 작은 모든 문안을 자신이 직접 쓰고 심지어 레이아웃은 물론 글자체.색깔 지정에 이르기까지 일일이 지정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파스퇴르 광고가 전파매체보다는 주로 인쇄매체를 통해 집행되는것도 많은 정보내용을 담기에는 인쇄쪽이 훨씬 적합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주로 광고대행업계의 전문가들이 파스퇴르 광고를 수준이하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집스레 계속되는 파스퇴르식 광고패턴은 「전문가의 함정」을 뛰어넘은 것인지도 모른다.
林一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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