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웨이브>달러貨 약세 장기간 계속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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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최근 국제금융시장에서는 향후 美달러화의 가치가 엔화와 마르크화에 대해 더욱 추락하지 않을까 하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그리고 연초이후 페소화의 폭락,일본 효고縣 남부지진등 일련의 사태로 불안해지고 있는 국제금융시장이 베어링은행의 파산을 계기로위기에 몰려 회복세로 들어선 세계경제를 다시 침체의 수렁으로 빠뜨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면 이 두가지 의문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먼저 美달러화의 가치는 향후 장기적으로 엔화와 마르크화에 대해 더욱 약세를지속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주지하는 바와 같이 80년대 중반 사회주의 몰락이후 세계경제는 미국의 독 주체제가 무너지고 일본.독일이 가세하는 다극체제로 전환했다.
그러나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외환제도가 76년「브레턴우즈」체제의붕괴로 자유변동환율제로 이행했음에도 불구하고 美달러화가 기축통화 역할을 계속 수행해 왔다.실제로 세계교역량의 절반이상이 달러결제로 이루어지고 있고 우리나라의 경우도 대외 결제를 지원하기 위한 외환의 65%를 달러로 보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같은 실물과 금융시장의 불합치성, 미국의 경상수지적자 누적은 구조적으로 엔화및 마르크화의 수요를 부추겨 美달러화의 약세를 초래함으로써 외환시장에서 결제통화의 다극화를 진전시킬 것이다.그렇다면 문제는 美달러화가 여타 선진국 통화 에 대해 어느정도의 기간에 걸쳐 얼마나 약세를 보일 것이냐 하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 정답을 알 수는 없지만 현재로서는 향후 미국과 일본경제의 근본적인 구조개편이 없는 한 76년 이후의 엔화절상 추세가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둘째로 국제시장의 위기상황이 세계경제의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만큼 위기국면으로 치다를 것이라는 의문은 너무 과장된 면이있다.근년에 와서 파생상품 거래가 일부 투기도구로도 활용되고 있기는 하나 이번 베어링의 도산이 전 금융기관으 로 파급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최근 미국계 시티은행과 메릴린치 투자은행은 오히려 합리적인 파생상품 운용으로 더 큰 수익을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또한 이 사태는 선물 만기분의 매물출회로 일본증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으나 건실한 실물경기의 뒷받침으로 전후최고 수준에 이르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미국 증시에는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다만 선진국의 기관투자가들은 이번 사태로 해외 신흥증시에 투자하는데 과거보다 신중한 자세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우리가 향후 다른 투자대상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건전한금융제도를 구축하고 건실한 실물경제의 성장을 유지하는한 금년중기업의 해외자금조달과 우리증시 안정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삼성경제硏 연구위원.經博〉 <정문건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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