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총장선거 과열-학맥.인맥 총동원 득표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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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20일 실시되는 서울대 총장 선거가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과열.혼탁양상을 보여 제도개선이 시급하다는 여론이 높다.
전체 교수들에 의한 직선투표를 사흘 앞두고 5명의 후보들이 막바지 득표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학맥.인맥에 의한파벌나누기,호별방문,상호비방등 과열 현상이 나타나 비판의 표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선거전 양상=후보들이 고교동창회등 학맥.인맥을 총동원해 치열한 득표전을 전개하는 바람에 총장선거가 학교 경영에 대한 철학이나 경륜보다는 학맥.인맥등 세가르기의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각 후보진영은 선거초반 인맥을 통한 전화접촉.개별접촉과 교수모임 참석 등으로「얼굴 알리기」에 주력했으나 최근 후보자들이 공공연히 교수연구실을「호별방문」해 지지를 호소하거나 선물을 제공하는등 과열양상이 나타나 많은 교수들이『도 를 넘어섰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 선거가 종반에 접어들어 3파전 양상으로 압축되면서 일부 후보들간에 제휴를 모색하는등 기성 정치권의 행태를 캠퍼스로 그대로 옮겨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공식선거기간 수개월전부터 8~9명의 후보들이 선거진영을구성하고 치열한「물밑 활동」을 벌이자 지난해 10월 평교수들로구성된 교수 협의회가 사전선거운동 자제등을 촉구하는 건의안을 내기도 했다.
법대의 한 교수는『전혀 지면이 없는 모교수로부터 전공과 관계없는 저서를 받은 적이 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총장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었다』며『교수들이 어설프게 기성정치인 흉내를 내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개선 여론=직선총장 선거가 과열및 파벌조장등 갖가지 부정적인 양상을 띠자 교수사회에서는 이를 방지할 제도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서울대 교수협의회가 전체교수 1천3백8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20.3%가 전면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대답하는등 57.3%가 현행 총장선출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芮榮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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