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의경제학>광고와 性의 신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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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포르노그라피성 영화 『너에게 나를 보낸다』를 본 40대 이상의 관객은 파격적으로 다뤄지는 性문제를 놓고 얼굴을 붉히게 마련이다. 그러나 20대의 남녀들이 킬킬거리며 재미있게 보는 그영화가 구세대(舊世代)에게도 어필하는 것은 인간생활의 은근한 면을 이야기하는 상징성 때문인지 모른다.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파괴력이 이 영화의 매력이다.
특히 여주인공 정선경의 「잘 생긴 엉덩이」는 이 영화가 선전하는 매력의 포인트며 관객에 따라 여러가지 반응을 보이게 될 것이다.상품선전에 내세워진 모델들은 때로는 불량기가 있어 보일만큼 과감한 포즈를 취한다.제품을 좀 더 널리 판매하고자 욕심을 부리는 업체일수록 소비자에게 자극적인 선전을 꾀한다.
신체의 여러 부분 가운데 히프가 강조되는 것은 그것이 가장 중요한 성적(性的)신호를 보낸다는데 있다.마릴린 먼로의 히프는영화산업에서 뿐만 아니라 패션과 광고에서도 거의 절대적이라고 할 만큼 대단한 위력을 발휘했다.
우리나라 한 광고회사의 조사에 따르면 교육 수준이 높고 여유있는 생활을 하는 층일수록 광고를 많이하는 제품에 신뢰감을 갖는다. 세대별 차이도 크지 않다.그러나 소비자가 남성이냐 여성이냐에 따라 반응도가 다르다.여성이 광고에 훨씬 민감하다.광고에 나온 모델의 신체 부분별 소비자 반응도를 조사한 보고서는 아직 없으나 여성 모델의 히프가 매력도(魅力度)를 높이 는 중요한 곳으로 지목되고 있다.
남성에게는 성적 신호의 발신처(發信處)고 여성 고객에게는 선망의 대상물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자동차 선전등에 모델의 히프가 강조되는 것은 이제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선사시대(先史時代)에 살았던 여성의 아름다움은 균형을 무시할정도의 거대한 히프에 있었다.고대 이집트 등에 남겨진 옛날 그림에도 그것이 잘 나타나 있다.
중세의 유명 화가들도 곧잘 여성의 융기(隆起)를 그림의 좋은소재로 삼았다.오늘날 南아프리카의 부시멘 사이에는 아직도 현저하게 돌출된 여성의 히프가 그대로 남아있다.시대가 발전함에 따라 여성의 히프는 오늘날의 수줍은 형태의 것으로 정착되었다.
여성의 활동 영역이 넓어지면서 히프는 운동하기 쉬운 모양으로진화(進化)되었으며 광고에서는 이를 성적 신호로 특수화하고 있다.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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