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진지에 평화박물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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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일제강점기하 일본군 주둔지인 북제주군 '가마오름' 일대에 박물관이 조성돼 29일 개관을 앞두고 있다. 22일 제주도에 따르면 민간사업자인 ㈜가마오름(대표 이영근)이 북제주군 한경면 청수리 '가마오름' 기슭에 있는 일제하 일본군 진지동굴을 활용한 평화박물관을 조성, 박물관 등록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평화박물관은 동굴 일대 3만6천여㎡의 부지에 지상 1층, 연건축면적 9백80㎡ 규모로 전시.영상실 등을 갖춰 일본군이 사용했던 군수.생활용품, 당시 문서 및 사진자료 등 5백여점을 전시할 계획이다.

또 영상실에서는 일제 강제 징용자들의 생활상 등을 방영하는 한편 강제 징용자들이 판 '가마오름'진지동굴 전체구간중 3백여m를 공개, 관람객들에게 당시 징용자들의 참상을 체험토록 할 예정이다.

그러나 지난 2001년 이 동굴의 실체를 처음 확인한 제주도동굴연구소 등 학계는 "현재 당시 주둔 일본군의 규모와 실태 등에 대한 정확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역사적 고증.확인없이 동굴을 인위적으로 꾸미는 것은 '평화박물관'의 취지와 맞지 않다"고 지적, 가마오름 동굴의 원형훼손을 우려했다.

가마오름의 진지동굴은 그동안 제주도내 1백13곳에서 확인된 3백44개 진지동굴중 총연장 길이가 1.2㎞로 도내 최대규모이자 태평양전쟁 말기 58군단 사령부 지휘부 주둔지로 추정돼왔다.

제주=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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