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이것이궁금하다>자판기 커피의 원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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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서울양천구신월동에 사는 주부 K(30)씨는 집으로 가기 위해지하철을 기다리던중 따뜻한 커피가 마시고 싶어 부근에 있는 커피자동판매기(이하 자판기)로 갔다.
「밀크커피 2백원」.K씨는 자판기 버튼위에 쓰여진 글귀대로 1백원짜리 동전 2개를 자판기 투입구에 넣고 버튼을 눌렀다.
종이컵에 담긴 커피를 마시던 K씨는 문득 한잔을 팔면 얼마가남을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또 돈벌이가 괜찮다면 부업거리로 커피자판기를 하나 운영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때마침 커피.크림등 자판기에 넣어두는 내용물을 교환하러 온 자판기 운영업체 A社 직원을 만나 이에 대해 물어보았다.
이 직원의 얘기에 따르면 하루평균 60잔을 파는 지하철 자판기의 경우 밀크커피 한잔에 우선 재료비만 커피 23원(2.5g).크림 11원30전(8g).설탕 5원70전(10g).종이컵 13원20전등을 합쳐 모두 53원20전이 든다.여기에다 A社를비롯한 자판기 운영업체들은 지하철역내에 자판기를 설치한 대가(장소사용료)로 커피 한잔에 60원씩을 지하철공사에 내고 인건비와 전기료.물값등의 판매관리비로 각각 28원,30원이 들어간다.또 5년밖에 사용하지 못하는 자판기(2 백50만원)의 감가상각비 22원22전과 작동불량.재료유실에 따른 손실비용 1원60전이 추가돼 커피 한잔을 만드는데 약 1백95원이 든다는 것이다.결국 2백원짜리 밀크커피 한잔을 팔면 약 5원정도의 이익이남는 셈이다.
이에 반해 개인이 가게나 주유소등 자투리공간을 활용,자판기를직접 운영하면 장소사용료(60원)와 인건비(28원)가 절약돼 2백원짜리 밀크커피 한잔에 93원이 남는 셈이며 하루평균 60잔을 팔면 5천5백80원,한달에 16만7천4백원 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
물론 이 수치는 하루평균 커피를 60잔 팔았을 경우며 이보다더 많이 팔면 팔수록 판매관리비와 감가상각비가 적게 들어 수입은 훨씬 더 많아지게 된다.
한편 A社는 하루평균 80잔을 파는 사무실자판기의 경우 커피한잔에 1백50원을 받는다.재료비는 2백원을 받는 커피와 똑같이 53원20전이 들지만 장소사용료가 지하철에 비해 30원이 적고 커피 판매수가 20잔 늘어남에 따라 인건비 와 판매관리비는 각각 21원과 22원50전으로,그리고 감가상각비는 17원으로 줄어들어 커피 한잔을 만드는데 1백45원30전이 든다.
반면 대학교에 설치돼 있는 자판기는 대부분 학생회가 직접 운영해 장소사용료와 인건비가 들지 않고 하루평균 1백잔이상의 커피를 팔기 때문에 판매관리비와 감가상각비가 크게 감소, 커피 한잔에 1백원을 받고 팔더라도 20원정도의 이익이 발생한다.
K씨는 자판기로 이익을 많이 남기려면 무엇보다 장소 사용료가싼 곳을 찾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徐璋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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