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베이징 올림픽 참가 유럽 팀들 "일본서 전지훈련" 예약 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상당수 유럽 국가가 내년 8월 중국 베이징(北京) 올림픽의 사전 전지훈련 장소로 중국이 아닌 일본을 택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12일 보도했다. 통상적으로는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현지 적응을 위해 개최국에서 합숙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중국의 경우 대기오염과 음식 위생을 우려해 일본행을 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웨덴은 최근 19종목 175~200명의 대규모 선수단이 일본 후쿠오카(福岡)에서 내년 7월 말부터 사전 훈련을 하기로 후쿠오카시와 합의했다. 하카타(博多) 지역의 경기장을 이용하며 사전 준비를 한 뒤, 베이징에는 개막식이 열리는 8월 8일에 임박해 입국한다는 계획이다.

핀란드는 육상.보트.카누 선수와 관계자들이 시코쿠(四國) 지방의 가가와(香川)현에서 사전 합숙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현재 담당자가 가가와현을 방문, 협상을 진행 중이다. 또 독일의 올림픽 육상선수단은 홋카이도(北海道)의 시베쓰(士別)시 측에 협력을 요청한 상태다. 시베쓰시는 지역 일정을 이유로 이를 일단 거절했으나 독일 육상연맹이 "(시베쓰시의) 경기장을 단독으로 이용하지 못해도 좋으니 전지훈련만 가능하게 해달라"며 거듭 부탁, 120명에 달하는 육상선수단과 관계자의 훈련을 수용할 방침이다.

일본의 지자체로서는 2002년 한.일 월드컵 개최 직전의 사전 합숙 때와 달리 금전 지원을 거의 하지 않고, 시설사용료를 할인해 주는 정도의 지원만 할 방침이다. 따라서 일본의 지자체들이 사전 전지훈련으로 거둬들일 수입도 상당한 액수에 이를 전망이다.

이 밖에 육상 선수단으로는 폴란드와 슬로바키아가 시코쿠의 고치(高知)현에서 7월 말부터 합숙을 하기로 잠정 합의한 상태다. 또 영국의 수영 선수단이 오사카(大阪)시에서, 프랑스의 유도팀은 나라(奈良)현 덴리(天理)시에서 사전 훈련을 실시하기로 했다.

일본 합숙을 희망하는 유럽 국가들의 요청이 쇄도하자 일본올림픽위원회(JOC)는 13일 각 지자체 관계자와 각국의 종목별 국제담당자를 도쿄로 불러 사전 합숙을 위한 설명회를 개최한다. 각국의 올림픽 종목 단체와 일본의 지자체를 연결해 주기 위해서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