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골프>여자골프 최고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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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남성에 비해 60년정도 늦은 여자골프는 최근들어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여성 최고의 스포츠로 자리잡았다.
최고전통을 자랑하는 프로대회인 미국여자오픈이 지난 46년 시작된 이래 불과 50년이 못되어 미국에서만 연간 34개대회(LPGA투어)가 열릴 정도로 눈부신 성장을 거듭,수많은 스타골퍼를 탄생시켰다.
여자골프의 최고 대결로는 50년대 중반부터 60년대 중반까지미국여자골프계를 풍미했던 조안 카너(미국)와 마를린 스테워트(캐나다)의 격돌을 꼽고있다.
결혼전에는「위대한 군디」로 불렸던 조안 군더손(결혼후 카너)은 미국 아마선수권대회를 3회(57,60,62년)나 차지한바 있고 스테워트는 11번의 캐나다아마선수권과 브리티시 아마선수권을 차지한 강호.
이들이 처음 격돌한 것은 56년 메리디언 힐스CC에서 벌어진미국아마선수권 결승.당시 17세의 풋내기에 불과했던 카너는 이미 캐나다아마선수권을 여섯번이나 차지한 강호 스테워트를 맞아 첫라운드에서 한 홀을 이기고 마지막 2라운드에서 도 초반의 호조로 11홀을 남기고 4홀을 리드,우승이 거의 확실시됐다.
그러나 카너는 갑자기 난조에 빠져 8,9,11,12홀에서 연속 패해 경기는 원점으로 돌아갔고 스테워트는 파5인 14번과 파4인 17번홀에서 승리,극적인 우승을 안았다.
그로부터 10년후인 66년 펜실베이니아州 시위클리 하이츠GC에서 벌어진 미국아마선수권 결승에서 두 선수는 또다시 맞서게됐다. 첫라운드 결과는 스테워트가 한홀을 리드했으나 2라운드에서카너의 초반 분발로 7홀까지 오히려 카너가 3홀을 앞서 10년전 대결과 비슷한 양상을 나타냈다.
그러나 스테워트의 반격도 만만치않아 2홀을 남겨놓고 또다시 한홀을 이겨,승리를 눈앞에 두었다.
카너는 파5인 17번홀에서 3퍼팅한 스테워트를 여유있게 이겨승부는 마지막 18번홀에서 판가름나게 되었다.마지막홀을 보기로비긴 두선수는 연장전에 들어갔으나 연장4홀에서도 승부를 가리지못하고 결국 41번째홀에서 승부가 갈렸다.
3백9야드의 파4인 이 홀에서 스테워트는 드라이브샷이 나무에맞고 러프로 빠진데다 두번째샷이 벙커로 들어가 3타만에 그린에올렸으나 2퍼트로 보기에 만족해야 했다.반면 카너는 2타에 그린으로 올린후 가볍게 2퍼트로 파를 잡아 극적 으로 승리,패배를 설욕하면서 네번째 미국 아마정상에 올랐다.
카너는 2년후 그녀의 다섯번째 미국아마선수권을 차지한후 70년 프로로 전향해 71,76년 미국여자오픈을 차지하는등 42개대회에서 우승함으로써 미국여자골프의「대모(代母)」로 불렸다.
〈林秉太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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