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은 없었다… PD수첩, '나주성모동산 의혹' 검증

중앙일보

입력

전남 나주성모동산의 ‘피눈물 흘리는 성모상’을 둘러싼 의혹을 파헤친 MBC TV ‘PD수첩’의 13일 방송 ‘기적인가, 사기인가-나주성모동산의 진실’ 편이 시청자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PD수첩’은 지난 22년 동안 나주성모동산에서 기적이라고 불리는 현상들을 뒤쫓았다.

나주성모동상이 주장하는 ‘기적의 현상’은 피눈물을 흘리는 성모상, 동산 곳곳에 뿌려진 ‘예수의 피와 살점’, ‘하늘에서 떨어진 성체(밀떡)’ 등이었다. 이 현상들의 중심엔 윤율리아라는 여성과 그가 손으로 땅을 파 얻은 샘물이 있었다.

제작진은 먼저 지난 3월 윤 씨가 인도네시아 루뗑시에서 행한 ‘기적’을 추적했다. 윤 씨는 당시 기적수를 이용해 태어날 때부터 맹인이었던 이들을 치유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사실과 달랐다. 루뗑시를 찾은 제작진은 윤씨에 의해 눈을 떴다는 아이들은 윤 씨의 방문 전에도 어느 정도 큰 글씨는 읽을 수 있는 상태였다는 증언을 확보했다. 처음부터 맹인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또 제작진은 피눈물을 흘렸다는 성모상을 100일 동안 사제관에 모시고 관찰했지만 기적이 일어나는 것을 보지 못했다는 전 나주성당 신부의 증언을 내보냈고 공중에서 떨어졌다는 밀떡도 사실은 윤 씨가 손에 들고 있다가 떨어뜨린 것이라는 한 신자의 증언도 방송했다.

나주성모동산 측은 이날 방송과 관련해 법원에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13일 법원에 의해 기각돼 방송은 예정대로 전파를 탔다. 한편 미용실을 운영하던 윤 씨는 1985년 6월 성모상이 눈물을 흘렸다고 주장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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