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축구 94아시안게임 계기 한국 제압 계획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7면

『더 이상 한국축구의 제물이 될 수 없다.』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개막이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일본.중국 축구가 내건「한국 타도」의 출사표다.이번 대회에는 첫선을 보이는 중앙아시아 5개국을 비롯,한국과 함께 월드컵 본선무대에 나섰던 사우디아라비아등 중동세의 도전 역시 만 만찮다.따라서 이들 일본.중국의 전례없는「한국 타도」움직임은 그동안 아시아 최강의 권좌를누려온 한국 축구에 위협이 되고 있다.현지 특파원이 보내온 일본.중국의 움직임을 소개한다.
[편집자註] 일본축구가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한국을 완전히 제압하겠다는 계획아래 월드컵예선전 출전 멤버 가운데 4분의1을 젊은 선수로 바꾸는 대규모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일본은 또 한국과의 일전에 대비해 한국축구의 특징인 조직력.
스피드에 맞불을 놓아 부순다는 목표를 세우고 프로 각팀에서 호흡이 맞는 2~3명을 한꺼번에 대표선수로 뽑아 조직력을 강화하는 한편 논스톱 패스로 이어지는 발빠른 스피드 축 구를 구사하는 작전을 강구중이다.
일본 언론도 비쇼베츠감독이 이끄는 새로운 스타일의 한국 축구를 분석하는 내용과 한국전의 전망을 비교적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그러나 기사내용은 한결같이 「한국은 이제 더이상 우리에게 강적이 아니다」는 분위기로 몰아가 월드컵이후 모처 럼 일고 있는 자신감을 배가하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東京=吳榮煥특파원] 중국축구가 아시안게임의 목표로 「타도 한국」을 설정,한국 부수기 작전수립에 골몰하고 있다.
오로지 한국 격파만을 지상과제로 삼게 된 것은 지난 80년대초 이후 10여년이 넘게 단 한번도 한국을 눌러보지 못했던 한국 콤플렉스에서 이제는 벗어나보자는 몸부림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홍콩의 대표적인 親중국계 신문으로 중국체육가 동향에도 정통한 文匯報가 14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중국 축구 사령탑인치우성(戚務生)감독의 사무실에 들어서면 두가지가 눈에 띈다고 한다. 첫째가 벽에 붙어 있는 전술도표이고 두번째가 책상 위에놓인 한국 선수 명단이다.1주일전 베이징(北京)龍潭호반에 집결한 대표팀을 향해 戚감독은 비분강개조의 격앙된 목소리로『월드컵대표팀에서 골키퍼만 바뀐 막강 한국팀에 정면으로 도전 ,승리를낚아보자』고 호소해 선수들의 감정을 자극하는 비장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戚감독은 또 모든 대표선수를 상대로 한차례의 필기시험을 치렀다. 문제는 세가지로 첫째 한국팀의 장단점 분석,둘째 이에대한중국팀의 대책,셋째 대책이 마련됐을 경우 선수 개개인의 포지션별 행동요령등으로 모두 한국을 겨냥한 것이었다.
시험결과는 만족스럽게 나왔는데 이는 모든 선수가 오래전부터 한국팀을 가상 적으로 생각,한국팀의 플레이를 항상 염두에 둬왔던 탓으로 선수들이 오히려 이런 시험 기회를 반겼을 정도라는게文匯報의 설명이다.
[홍콩=劉尙哲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