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을 바라보는 생활 속 명상

중앙일보

입력

깊은 고요를 통해
삶의 에너지 끌어내야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시작되는 전쟁같은 일상사. 시(時)테크가 성공의 열쇠가 될 만큼 현대인들은 바쁜 하루를 살아간다. “빨리 빨리!”를 외치며 열심히 일한 당신, 물질적으론 분명 넉넉해졌다. 그러나 ‘허허로운’ 마음은 쉽사리 채워지지 않는다. 스트레스와 피로가 쌓여갈수록 삶의 알갱이는 빠져만 가는 느낌이다.

『하루 5분의 멈춤』은 몸보다 마음이 바쁜 현대인을 안쓰럽게 바라보며 단 5분이라도 숨고르기를 권한다.
“고요는 움직임의 뿌리다.”
저자는『도덕경』의 해설서에 나오는 이 말을 인용, 선택과 집중을 강조한다. 더 높은 도약을 위한 웅크림의 지혜를 얘기한다. 평소 에너지를 비축했다가 어느 순간에 집중적으로 쏟아부어야 한다는 것. “고요의 뿌리가 깊으면 활동의 열매도 그만큼 풍성해질 것”이라고 설파한다. 저자는 눈 감고 어깨의 힘을 빼고 ‘자기 자신과 깊은 침묵으로 교감하는 방법’ 으로 명상을 지목한다.

그러면서 명상을 기존과는 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다. 학생들을 가르치며 각종 매체에 기고하고 시민단체에서 일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는 저자에게 “명상한다는 사람이 왜 그리 바쁘냐”고 물으면 그는 이렇게 답한다. “명상은 고요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깊은 고요를 통해 펄펄 끓는 삶의 에너지를 이끌어내는 것이 진정한 명상이지요.” 동중정(動中靜)과 정중동(靜中動)의 조화를 추구하는 것이 저자의 명상법이다.

이 책은 명상에 익숙지 않은 초보자들도 가벼운 마음으로 따라해 볼만한 명상법을 소개한다. 저자가 스스로 개발해냈다는 ‘바라보기 명상’은 단전에 기(氣)를 모으거나 무념무상이 되는 기술을 가르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호흡을, 감정을, 몸을 ‘바라보라’고 말한다. 잡생각을 억지로 지우려 애쓰지 말고, ‘내가 이렇게 잡생각이 많은 사람이구나!’ 알아차리면 그만이다. 욕망을 일부러 없애려고도 하지 말고, 마음 깊은 곳에 어떤 생각, 억압된 감정, 욕망이 숨어있는지 생생하게 느끼라는 것이다.

식사 명상·걷기 명상·설거지 명상 등 일상 자체가 명상의 터전이어서 매일 실천하기에도 부담스럽지 않다. 요가나 헬스 이용권 3개월치를 한 번에 끊고 이래저래 빼먹게 돼 후회한 적이 있는 이들에게 반가울 법하다.

프리미엄 최은혜 기자 ehchoi@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