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케현장>손톱-심혜진.진희경 연기맞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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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지난 19일 안성 중앙大 캠퍼스 교수연구동 3303호.국내 최초의 여성 오락스릴러물을 자청하는 『손톱』의 촬영이 있었다.
8일 롯데호텔에서 크랭크 인돼 이틀간 촬영을 했고 이날은 안성으로 자리를 옮겨 첫 날이다.여기서 3일간 촬영한 후 제작사(성연엔터테인먼트)건물의 지하에 세트를 꾸미고 옮길 예정이다.
『손톱』은 남에게 사소한 상심을 준 것이 꼬투리가 돼 엄청난원한으로 되돌아 온다는 음산한 인간사의 단면을 그린다.일상에 감춰진 수렁을 드러내는 점에서 히치콕류의 스릴과 닮았다.
제작방식에서 『손톱』은 두 가지의 새로운 방식을 도입해 촬영전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다.
제작사와 대우전자가 50:50의 공동투자와 이익분배방식을 채택,양측의 장점을 극대화했다.아이디어와 신진 영화인들의 잘 짜여진 협력체제,대기업 자본 3요소의 결합으로 최근 잇따라 성공을 거두고 있는 이른바 「종로영화시스템」의 모델이 라는 것도 관심거리다.
황기성사단,화천공사 등에서 기획을 맡았던 이춘연씨가 제작자로변신하고『투캅스』의 감독 강우석씨가 기획을 맡으며 현장연출은 『투캅스』의 각본을 쓴 김성홍씨가 맡아 감독으로 나섰다.『손톱』은 바로 이 트로이카의 협력으로 시너지효과를 노리고 있는 영화.이날 촬영은 순조롭게 이어졌지만 문제가 없지도 않았다.심리물이기 때문에 배우의 발성과 표정이 중요한데 계속 잡음이 들어가는 것.
그래서 『컷』소리는 감독이나 촬영팀보다는 동시녹음팀에서 많이나왔다.소음을 피해 시골 의 캠퍼스로 로케장을 잡은 터였다.
다음은 아직 기승을 부리는 더위가 문제.분장팀은 분장이 엉길때마다 배우곁에서 지켜섰다 틈만 나면 배우의 얼굴로 손을 가져갔다. 영화의 줄거리는 이렇다.안락한 가정생활을 하는 소영(심혜진扮)에게 어느날 고교동창 혜란(진희경)이 나타난다.무시하는듯한 소영의 태도는 남부럽지 않게 살고 싶지만 마음대로 되지않아 소외감을 느끼던 혜란에게 질투심과 복수심을 자극한 다.혜란은 소영의 남편 정민(이경영)에게 접근,아이를 가졌다고 협박하고 회사기밀을 빼내는 등 소영을 끊임없이 괴롭힌다.
그 가운데서 정민이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친구에게고백하는 장면이 이날 촬영됐다.「손톱」은 바로 혜란이 가지고 있는 가슴 속의 심술과 잔인성을 상징한다.나아가 이 영화는 타인의 행복과 성공에 대해 본성적으로 떨칠 수 ■ 는 시기와 질투심을 깊이 있게 반추해본다는 의도도 깔고 있다.11월 개봉예정이며 대우전자를 통해 해외상영도 계획중이다.
〈李揆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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