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패션>실내분할 극대화 은마아파트 31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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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주택업체들이 분양하는 아파트는 평면구조와 내부 분위기가 단조롭고 천편일률적이어서 입주자들의 불평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때문에 건설업체가 비싼 돈을 들여 만든 인테리어를 모두 뜯어내고 아예 자기 취향에 맞게 다시 개조하는 경우가 비일 비재하다.
서울대치동 은마아파트 K씨의 31평형 아파트는 이미 낡아 구식이 돼버린 단지내 여느 아파트와는 전혀 다른 현대적 감각이 물씬 풍기는 새로운 내부 분위기로 개조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칙칙하고 어두운 내부는 밝고 환한 분위기로 바뀌었고 천덕꾸러기 거실 난방용 라디에이터는 세련된 벽난로풍으로 변했으며 따분한 티크색 문짝들은 회색이 살짝 깔린 흰색 페인트 칠로 새로운 분위기가 우러나는 새 집이 됐다.
디자이너는 특히 장롱등 기성가구를 모두 없애는 대신 거실과 안방등에 세련된 디자인감각을 살린 조립식 붙박이장을 설치,종전옷장이나 수납공간을 대신하도록 했다.당초 내부동선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거실의 전기배선도 왼쪽 벽면으로 옮겨 室의 효율성을높였는가 하면 주방의 프라이버시가 보장되지 않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수납장을 겸한 장식장과 식탁을 室기능에 맞게 설계해 설치,공간분할이 이루어지도록 했다.
이집의 분위기는 연한 줄무늬가 새겨진 실크벽지와 진한 나무색쪽마루 형태의 데코타일 바닥재,그리고 고전풍과 현대적인 이미지가 강한 조명기구들이 주도하고 있으며 특히 벽.천장등의 흰색과옅은 그린계통의 색채는 거실바닥의 데코타일 컬 러와 묘한 대비를 이룬다.거실천장의 클래식한 조명기구 또한 단조로운 벽면 분위기에 변화를 주고 있다.
안방은 그동안 사용하던 침대 분위기에 맞게 벽지와 커튼의 디자인이 고려됐고 아이들방의 천장 조명기구는 모양과 색깔이 세련된 3개 등받이에 수수깡 모양의 형광등을 끼워넣어 어린이 방 분위기를 냈다.현관 바닥이나 신발장도 집 전체 색 채에 조화되도록 했고 천장과 벽을 이어주는 목재 졸대는 회색이 가미된 그린계통의 연초록으로 칠해 은은한 분위기를 주면서도 각 부위의 경계를 분명히 하고 있다.못쓰는 공간으로 버려뒀던 안방옆 작은공간은 투명유리로 문을 해달아 새로운 장식공간으로 승화시켰고 베란다 구석을 서재로 만든 것도 특색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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