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비리그, 전 세계 지도자 배출 '대학중의 대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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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비리그는 브라운 컬럼비아 코넬 다트머스 하버드 펜실베이니아 프린스턴 예일 등 미국 동부의 명문 8개 대학을 일컫는 말이다. 아이비리그는 미국식 대학 교육을 꿈꾸는 전 세계의 고등학생 학문적 열정을 지닌 전 세계의 대학생들에게 흠모와 동경의 대상이다.

아이비리그는 미식축구 등 1935년 조직되기 시작한 동부지역 대학 간 운동경기 연맹을 구성하는 대학들이다. 최상위 학생들이 지원함에도 합격률은 9~20%에 불과할 정도로 입학이 어렵다. 1983년부터 유에스뉴스 앤드 월드리포트가 매년 발표하는 미 대학 순위에서 최상층부를 점한다.

미국 정계.재계.학계에선 아이비 출신들이 차지하는 위상은 그 현주소를 따지는 것조차 무의미하다. 미국 파워엘리트의 산실이며 전 세계적으로도 지도자급 인재를 공급하는 '대학 중의 대학'이다. 재정도 넉넉하다. 현재 하버드가 확보한 대학 기금은 300억 달러에 육박한다.

아이비는 4500여 미국 대학의 서열을 구분 짓는 중심적 역할을 한다. 아이비는 또 파생개념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하버드.예일.프린스턴만 떼어내 '빅스리(Big3)'라고 부른다.

'아이비 플러스(Ivy Plus)'는 아이비 학교에 스탠퍼드와 MIT를 더한 학교군(群)이다. '리틀 아이비(Little Ivies)'는 애머스트.스와스모어.윌리엄스 등 학부 중심의 명문 대학을 가리키며 '퍼블릭 아이비(Public Ivies)'는 명문 주립대들인 UC버클리 미시간 버지니아 등을 말한다. 그리고 '신흥 아이비(New Ivies)'는 카네기멜론 보스턴칼리지 등 아이비 대학들과 견줘도 손색없는 25개 대학을 지칭한다.

올해 아이비리그의 입학 경쟁률은 사상 최고다. 하버드의 경우 올해 2만2955명의 국내외 지원자 중 단 9%만을 받아들이기로 해 이 대학 사상 최저 입학 허가율을 기록했다. 다트머스대도 입학 허가율이 지난해 16%에서 올해 15%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대는 지원자 수가 지난해보다 11% 증가하면서 입학 허가율도 지난해 17%에서 올해 14%로 3%포인트 떨어졌다.

자식을 사랑하고 자식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 자식을 위해 희생하려는 마음은 어느 나라나 똑같다. 그래서 미국 부모들은 입학 컨설팅으로 수천 달러에서 3만 달러까지 지급하며 좋은 학군을 찾아 다니는 미국판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를 한다. 무리를 해서라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나온 필립스아카데미 등 프렙스쿨(prep school)로 불리는 명문 사립고에 입학시킨다. 고등학교 학비가 2만5000~3만 달러에 달하지만 아이비리그 학교에 졸업생이 많이 들어갈 수 있도록 전담 교사가 각 대학 입학사정관들과 협상을 벌여 일정 수 이상의 학생들을 입학시킨다.

많은 문제에도 아이비리그가 사회적 위상을 유지할 수 있는 배경에는 아이비 나름의 다원주의가 있다. 석.박사 과정의 경우 어느 대학 학부를 나왔는지를 따지지 않고 오직 실력만 본다.

비아이비 출신도 아이비 교수가 된다. 패자부활전이 있다. 30~40대 나이의 학생들에게 야간 과정을 제공하며 이들 중 일부는 정규 학위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물론 아이비 출신과 비아이비 출신 간의 소득 차가 별로 없거나 오히려 비아이비 출신이 성공적인 인생을 산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 지난해 9월 18일 월스트리트 저널은 미국 500대 회사 CEO 중 아이비리그 출신은 10%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지도력.성취욕구 등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달리 해석할 수도 있다.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 그레고리 맨큐는 아이비 졸업생이 미 전체 졸업자의 1%라고 했을 때 500대 기업 CEO의 10%라는 것은 아이비 출신이 CEO가 될 확률이 다른 대학 졸업자의 10배라고 분석한다.

또 다른 해석은 아이비리그 출신은 연봉이 높은 금융.법률.컨설팅 분야로 직행한다는 것이다. 회사에 들어가 밑바닥부터 출발하지 않는다. 아이비리그는 신흥명문이 치고 올라오는 상황 속에서도 그 명성과 실력 파워에 대한 평가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USA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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