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히시브 젤, 유방 확대 보형물로 관심 뜨겁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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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성의 가슴’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인체 유해성 논란 때문에 1992년부터 국내에서 사용이 금지됐던 실리콘 젤 유방 보형물이 15년만에 사용 승인을 받으면서 ‘빈약한 가슴을 풍만하게 만들어주는 가슴 확대 성형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과감한 노출 패션이 유행하고, 볼륨있는 S라인 몸매가 각광을 받는 시대에 가슴 확대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가슴 성형 수술은 언제부터 시작되어 어디까지 온 것일까.

유방 재건에서 시작, 유방 확대로 자리잡은 보형물

유방확대술의 역사는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코를 높이는 재건수술로 시작한 성형 수술은 이미 기원전 6세기 인도에서 시행했다는 기록이 있지만 유방 성형술은 1895년 처음 시작되었다. 미용이 목적이 아니라 유방 재건이 목적이었다.

양성종양을 제거하느라 유방을 절제한 여성에게 대퇴부의 지방을 이식하는 수술이 이루어졌다. 이후에도 파라핀과 같은 이물질을 삽입하는 방법으로 유방 재건 수술이 시도되었으나, 부작용이 많아 중지되었다. 1950년~60년대에는 일부 의사들이 액체 실리콘을 유방조직으로 직접 주사하는 방법으로 시도하였지만 역시 염증, 육아종과 같은 여러 가지 부작용으로 중지되었다.

미용 목적의 가슴확대 수술이 시작된 것은 1963년 Cronin과 Geron에 의해 피막이 입혀진 실리콘 인공유방보형물을 유방조직에 삽입하는 방법이 개발된 뒤다. 액체 실리콘 유방 보형물은 일단 촉감이 좋고 모양과 부피가 줄지 않는데다 수술이 간편했고 사이즈를 바꾸거나 문제가 생겼을 때 쉽게 꺼낼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액체 상태였기 때문에 파열이 생기게 되면 조직으로 파고들어서 염증과 육아종, 임파선염 등의 심각한 문제를 야기했다. 결국 1991년 미국 FDA 는 실리콘 보형물이 인체 내에서 자가 면역 질환을 일으킨다는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사용을 중지시켰다.

실리콘 보형물의 진화, 3세대 거쳐 4세대 ‘코젤’ 등장

실리콘젤 보형물도 개발된 이후 단점을 보완하면서 진화과정을 겪었다. 60년대 처음 개발된 1세대 실리콘젤 보형물(1963~1972)은 두꺼운 실리콘 껍질 속에 점도가 강한 젤이 들어 있는 형태로, 유방이 점점 단단해지는 피막구축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를 보완한 2세대는(1972~1980년대) 액상 실리콘젤로 새어나오고 파열될 위험이 매우 높았았고, 3세대(1980~1993)는 액상 실리콘젤로 파열률이 낮아지고 견고해졌으나 안전성에서 지적을 받으면서 사용이 금지되었다. 그러다 1994년 안정성을 강화한 4세대 실리콘 보형물인 코헤시브 젤이 등장하게 되었다.

코헤시브젤(cohesive-gel)은 기존의 실리콘이 액상이었던 것에 비해 응집력이 강한 젤라틴 제형으로 만들어져 cohesive(응집력이 강한)이라는 수식어가 붙었고 보통 ‘코젤’이라 부른다. 코젤은 이미 1993년 개발되었으나 기존의 실리콘이 많은 부작용을 일으켰기 때문에 FDA로부터 사용 허가를 받지 못했다.

그렇다고 코젤이 골방에서 먼지만 뒤집어 쓰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FDA는 미용목적이 아니라 유방 재건을 위해서는 사용을 승인했고 약 13년간 유방 재건에 코젤이 사용되었다. 반면 유럽과 일본에서는 실리콘백의 유해성 여부가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 하여 오히려 많은 여성들이 코젤로 수술을 받아왔다.

그러다 작년 11월 미국 FDA는 코히시브 젤이 3년 안에 파손될 확률이 1.4%에 불과하며, 인체 내에서 10년 이상 안전하게 지속될 수 있다는 것으로 평가해 미용 목적에도 사용을 허가했다. 단, 22세 이상의 여성에게만 시술을 허용하며, 수술 후 3년 후부터 2년마다 MRI 검사로 파열 여부를 진단할 것을 단서 조항으로 걸고 있다. 이는 우리 식약청에서도 권고하고 있는 사항이다.

‘코젤’ 촉감, 모양, 안정성의 3박자 갖춰

성형시장에서 코헤시브 젤에 대한 환호가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리젠성형외과 김우정 원장은 “촉감, 모양, 안전성의 3박자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식염수가 든 보형물은 인체에는 무해하지만 감촉이 실리콘 재질에 비해 떨어지고 모양도 부자연스러운데 비해, 코젤은 실제 가슴과 비슷한 촉감에 모양이 자연스럽고, 외피를 다중막으로 설계해 내용물이 거의 새지 않고 새더라도 젤형태로 서로 응집하여 체내에 퍼지지 않아서 안정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코헤시브젤은 만지는 사람도 자연스럽지만 여성 자신도 이물감이 없이 자신의 몸으로 느껴진다. 또, 누웠을 때 자연스럽게 옆으로 퍼지면서 모양을 잡아주기 때문에 ‘인공적으로 표가 나는 것’을 경계하는 여성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또한 설사 터지더라도 몸안 여기저기에 퍼지지 않고 주변에 엉겨 붙어 한 자리에 머물러 있으므로 쉽게 제거가 가능해서 보형물의 교체가 용이하다.

식약청 승인 받은 보형물인지 확인해야

이번에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허가를 받은 제품은 한국엘러간의 ‘이나메드’ 143종, 미국 멘토사의 ‘멘토’ 116종 등 2개 제조사의 실리콘 젤 유방보형물이다. 따라서 유럽이나 아시아산 보형물로는 시술 받을 수 없으므로 환자들은 상담시 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보형물의 사이즈는 단순히 A, B, C컵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

써포메디를 통해 보형물을 시판하고 있는 한국 앨러간은 같은 사이즈의 브래지어를 착용하는 여성이라 해도 실제 가슴 크기가 조금씩 다른 만큼 확대하고 싶은 사이즈의 선택권을 높이기 위해 143종의 사이즈를 갖추고 있다고 말한다. B컵으로 확대하고 싶어하는 여성들에게 무조건 같은 보형물을 삽입하는 것이 아니라 원래 가슴크기에 따라 미세하게 다른 여러 보형물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 도움말 : 리젠성형외과 김우정원장
( 02)541-8688 / http://www.regen.com )

조인스닷컴(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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