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나이에 웬 검버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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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나이에 검버섯이 갑작스레 생겼다거나, 나이 들어 1~2년 사이에 검버섯 숫자가 급격히 늘 경우엔 내부 장기의 암을 의심해야 할 것 같다.

 세브란스병원 이주희(피부과) 교수는 “피부과에 이 같은 징후로 피부조직 검사를 한 11명의 환자 중 3명이 암이 동반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최근 밝혔다.

 검버섯은 지루각화증으로 불리며, 피부에 검은 잡티처럼 시작하다가 점차 두꺼워지며 표면이 우둘투둘하게 변하기도 한다. 대부분 노화와 유전 및 자외선 노출의 영향으로 발생하며, 얼굴뿐 아니라 팔다리 등 몸 여기저기에 생긴다.

 문제는 내부 장기에 암이 있을 때도 이런 양상이 나타난다는 것. 이처럼 피부에 검버섯 발진 형태로 한꺼번에 갑자기 발생하는 현상을 ‘레제 트렛트 징후’라고 한다. 이 교수는 “내부 장기의 암이 의심되는 검버섯의 모양은 겨드랑이나 사타구니 등 피부가 겹치는 부위의 피부가 거무스름해지면서 표면이 때가 낀 것처럼 변한다”며 “흑색 극세포증이나 손·발바닥이 각화돼 딱딱해지는 증상과 동반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암 종류는 위암과 유방암·대장암이 가장 흔하고, 기타 갑상선·식도·십이지장·췌장·간·폐·뇌암 등과도 관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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