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사회」 만드는데 최선”/이시윤 새 감사원장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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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관계진출 상상도 안했던 일
이시윤 신임 감사원장은 16일 아침 청와대로부터 내정소식을 통보받았다며 환한 표정이었다.
그는 또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김 대통령과 30여분간 환담했다며 『감사원장이 매우 중요한 직책인만큼 최선을 다해달라』는 김 대통령의 당부에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이 감사원장은 이어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청사에 들러 매주 목요일마다 열리는 재판관회의에 참석,23일 선고될 사건들을 합의했다.
이 감사원장은 민사법 분야의 대가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전형적인 「선비형」 법관이며 특히 저서 「민사소송법」은 10년이상 베스트셀러를 기록중이다.
88년 수원지법원장에서 대법원장 추천 케이스로 헌재재판관에 임명되자 법조계에서는 『대법관이 되어야할 분』이라며 아쉬움을 표시했을 정도.
헌재재판관 시절 간통죄의 위헌여부에 대해 소수의견을 내는 등 소수의견을 많이 냈고 국제그룹 해체 헌법소원사건의 주심으로 위헌결정을 내리는 등 비교적 「개혁적」인 성향을 보여왔다.
이 신임 감사원장은 이날 3시쯤 『국회 임명동의 절차가 남아있어 소감을 밝히기 어렵다』고 언급을 회피했으나 오후 4시30분쯤 임명동의안 통과 소식을 듣고나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입을 열기 시작했다.
­감사원 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가.
▲솔직히 아직 감사원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상식적인 수준이다. 중요한 자리를 맡은 이상 시대적 요구와 국정기본방향을 고려하고 전임 이회창원장의 조언을 들어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신중을 기해야 할 자리인만큼 사무총장 등 직원들과 협의해 감사원이 나갈 방향을 잡아나갈 생각이다.
­소감은.
▲과분한 중책이다. 시대적 소명이 「맑은 사회」임을 인식,법의 테두리안에서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감사원장으로 발탁된 배경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오직 법관으로서만 생활해 관계진출은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다. 그동안 김 대통령과는 인적유대도 전혀 없었고 오늘 아침 처음 대면했을 정도다.
­국제그룹 해제 위헌결정때 주심을 맡았던 것이 발탁계기가 됐다는 설이 있는데….
▲전혀 모른다. 정치권과 접촉도 없었다.
­평소의 생활철학이나 신조는.
▲「여유를 갖고 서두르자」는 것인데 노력은 하지만 뜻대로 잘 안된다.<정철근·이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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