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회 중앙시조 대상 심사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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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중앙시조대상은 올해로 12회를 맞는다.그만큼 권위의 賞임을 공인하기에 이르렀다.그러기에 작품 위주의 심사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사전합의가 있었다.
다만 선고위원들은 올해의 경우 50년대와 60년대에 데뷔한 시인까지로 그 대상폭을 제한했다는 경위설명이 있었다.
대상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시조의 정통을 준수하면서 서정의 안정적 짜임새와 완숙미를 택하느냐 또는 시조의 본령에 충실하면서도 시로서의 형상화로 시조단에 활력을 불어넣는데 기여할 수 있는 작품이냐를 두고 강도 높은 숙의가 있었다.
이에 비해 신인상은 돋보이는 서정과 개성으로 의견접근이 보다빨랐다. 이같은 과정을 통해 大賞엔 尹今初시인,新人賞엔 박권숙시인을 선정했다.
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윤금초시인의 작품에선 그림을 소재로 한작품과『아침식탁』등도 언급되었으나 수상작인『주몽의 하늘』에 이르러 작자의 진면목을 대할 수 있었다.우선 동명성왕의 개국신화를 형상화한 이 작품은 연시조로서 평시조와 사설 시조의 보법으로 이어지고 있다.정확한 언어가 직조해 가는 분위기와 배경이 신선감과 힘을 우리에게 주고 있다.다만 작시의 의도가 어떤 것이냐 하는 의견을 넘어 특히 제목이 주는「주몽의 하늘」과 이미지가 맞물려 이 시대 새로운 가치창조 를 암시한듯 새시대에 던져지는 풋풋한 메시지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는 견해였다.
신인상의 경우 수상작인『신기산 기슭.2』와『몰운대』등에서 이작자는 한 차원 높은 서정을 펼쳐 보였다.침착한 관조와 동심어린 감성이 일구어 나가는 행간에 경이로운 눈빛을 발견하게 된다. 그의 맨끝 종장「꼿꼿한 그리움들을 직각으로 꺾고 있었다」란표현에서 우리는 허리총을 하고 전방을 응시하는 한 병사를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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