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완상부총리.레이니 신임 주한美대사 20년 知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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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신임 駐韓대사로 21일 부임하는 제임스 레이니 美國대사는 韓完相부총리겸 통일원장관과 20년간 우정을 나누어온 知己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레이니대사는 60년대초까지 한국에서 선교사로 일한후 귀국해서도 한국을 오가며 70년대초 서울大 교수로 비판적 지식인활동을하던 韓부총리를 알게돼 韓부총리가 옥고와 망명생활을 하는동안 물심양면으로 도와왔다.
특히 레이니대사가 에머리대학 총장이던 80년5월 韓부총리가 이른바 金大中내란사건에 연루돼 구속됐을때 면회를 위해 입국했을정도인 두사람의 인연은 레이니대사가 에머리大 신학대학장이었던 70년대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59년 감리교 선교사로 입국,64년 귀국할때까지 민주화와 인권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던 레이니는 이후 1년에 한두차례 한국을 드나들었다.
이때 에머리大에서 사회학박사학위를 받은데다 비판적 지식인들의모임인 기독자교수협의회 총무를 맡은 韓부총리를 알게된 것.
두사람의 관계는 韓부총리가 75년 3.1절 시국선언문 낭독사건으로 76년 2월 서울대에서 해직되면서 더 깊어지게 됐다.
이때 레이니는 당시 여섯차례나 되는 체포와 감금을 당하는 와중에 인간적인 관심을 갖고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었다고 韓부총리는회상한다.
韓부총리는 이때 레이니를 어떤 환경에서도 자신을 이해해 줄수있는 사람으로 가슴에 새겼다.
80년 金大中 내란음모사건으로 韓부총리가 투옥되자 ,에머리대총장이 되어(77년)70년대말 金泳三당시 신민당 총재와 金大中씨를 초청해 강연회를 마련하기도 했던 레이니대사는 유력한 美國정치인들에게 그의 석방을 호소하며 영향력을 행사해 줄 것을 요청했다. 결국 韓부총리는 그해 11월 6개월만에 풀려나 레이니총장의 주선으로 교환교수로 초빙돼 84년 9월 서울대에 복직하기까지 에머리대에 머물게 된다.레이니 당시 총장은 홀로 망명생활을 하는 韓부총리의 가족이 합류하도록 訪美를 주선했고, 『韓교수 자녀교육이 걱정된다.내가 총장으로 있는한 교육은 책임지겠다』며 큰딸 美美씨와 막내딸 珠理씨를 에머리大에 입학시켰다.
韓부총리는『레이니대사는 실용주의적인 면보다는 동양적인 의리와인정이 넘치는 사람』이라면서『우리나라를 좋아하고,인권.민주화에공헌한 독특한 경험이 韓美관계를 돈독하게 하는데 한몫을 하리라기대한다』고 말했다.
〈吳榮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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