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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에너지 개발, 원료 확보에 달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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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국제 유가 등락과 기후변화협정으로 바이오 연료가 세계경제에서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바이오 연료는 크게 바이오 디젤과 바이오 에탄올 두 가지로 나뉘는데, 나라별로 자국 여건에 맞게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옥수수·밀, 브라질은 사탕수수 등을 원료로 바이오 에탄올을 생산해 활용하고 있다. 독일· 프랑스 등은 유채를 이용한 바이오 디젤을 실용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여건상 바이오 에탄올 생산에 적합한 전분작물이 불분명해 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바이오 디젤을 생산하기에 알맞은 작물로 유채가 급부상하고 있다. 육종 성과가 크고, 겨울 재배가 가능해 양질의 바이오 디젤 생산이 쉽기 때문이다. 국내 바이오 디젤은 수입 콩기름이나 폐식용유를 걸러 2005년에 약 2만t을 생산했으나 유채보다 품질과 수량 면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BD20(경유 80%+식물성 기름 20% 혼합유)의 품질을 높이려면 유채 원료만이 가능하다. 유채 최대 생산국인 중국도 바이오 디젤의 최대 걸림돌로 원료 확보의 어려움을 꼽고 있다고 한다.

 한편 우리나라는 2002년부터 바이오 디젤 시범 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지난해 7월부터 BD5를 전국에 보급 중이다. 정부는 2011년까지 바이오 디젤 생산 목표를 55만/년으로 설정하고 있어 목표 달성을 위한 원료 작물 생산기반 구축이 절실한 실정이다.

 바이오 연료 원료 작물을 국내에서 생산할 때만 에너지 확보, 온실가스 감소 및 농가소득 안정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바이오 연료 연구는 화석 연료 고갈과 국제에너지 가격 상승에 대비해 바이오 연료 원료 작물의 품종 육성과 활용 기술 확립, 생명공학 기술을 이용한 바이오 에너지원의 개발 및 실용화, 에너지 절감과 친환경에너지를 이용한 농촌의 부가가치 향상에 중점을 둬야 한다. 그리고 단순히 연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농업 현장의 애로점을 찾아 연구에 반영하고, 얻어진 우수 연구 결과를 다시 농가에 적용하는 현장 중심 연구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산·학·관·연의 전문가와 농업인이 하나가 돼 바이오 연료 실용화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면 우리나라 바이오 연료 원료 작물의 생산성과 공익적 편익 등이 향상되고, 국내 바이오 에너지 사업의 성공 여부가 판가름 날 것이다.

이동희 이화여대 교수·생명과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