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 고교진학 전입 최다 '강북의 대치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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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서울의 대표적인 아파트촌 노원구가 '강북의 교육 1번지'로 뜨고 있다.

전체 15만가구 중 87%가 아파트인 노원구에는 특수목적고나 명문대학은 한 곳도 없다. 그러나 일선 중학교의 특목고 진학률과 일반 고교의 명문대 합격률은 강남권을 뺨친다. 이 때문에 아파트값이 상대적으로 싼 데다 학원가 등 교육 여건도 대치동 못지않아 '제2의 강남벨트'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노원구 전입 학생 숫자가 강남구를 추월했다.

14일 노원구와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2004학년도 일반계 고교 신입생 배정을 받기 위해 지난해 9~12월 거주지를 옮긴 학생은 모두 5천4백68명. 이 가운데 노원구로 옮긴 학생이 9백87명(전체의 18%)으로 가장 많았다.

반면 강남구 전입 학생은 8백6명, 서초구 6백33명, 송파구는 2백16명이었다. 특히 실제 거주하지 않으면서 위장 전입하다 적발된 학생도 노원구가 87명으로 제일 많아 강남(49명).송파(42명).서초(33명) 등 8학군을 무색케했다.

일선 학교의 진학률도 신흥 명문 학군의 명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A중학교는 과학고 5명.외국어고 19명, B중학은 과학고 2명.외국어고 22명이 합격하는 등 올 2월 졸업생을 배출할 23개 중학교에서 모두 2백40여명이 특목고에 진학한 것으로 집계됐다. 학교당 평균 10명 이상이 특목고에 간 셈으로 강남권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대학의 경우도 지난해 C고가 서울대 21명, 외국 대학 2명, 고려대.연세대 69명 등 재학생의 61%가 서울 소재 4년제 대학에 붙었다. D고도 서울대에 21명, 고려대.연세대에 57명이 진학했다.

이기재(李祺載)구청장은 "우수한 학생들이 몰리고 학원가가 들어서면서 교육환경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인 것 같다"며 "연간 10억원인 학교 교육환경 개선 투자비를 대폭 늘리겠다"고 말했다.

양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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