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정보지 활용확산/아파트단지 중심/중고품 매매·직거래 늘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전국 3백90종… 최고 2백만부 발행/중개업소 “영역침범” 반발
작은 지역단위 공동체주민을 대상으로한 생활정보지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상점이나 매개인이 필요치 않은 당사자거래가 일반화되고 중고품 활용풍속을 확산시키고 있다.
또 생활정보지들에 의해 고유영역이 침범당한 부동산중개업계 등 기존 유통자들은 자구책을 강구하기 위해 부심하는 등 새 질서에 적응하느라 몸살을 앓기도 한다.
생활정보지가 우리 사회에 큰 변화의 충격을 주게 된 것은 80년대 서울의 강남 등 일부지역에서 출발한 생활정보지들이 주민들에게 지역뉴스와 함께 상가안내,쇼핑가이드,매매정보 등을 제공하며 성장해 지금은 전국적으로 확산된데 있다.
아파트촌 주민들은 생활정보지를 통해 쇼핑을 하거나 필요한 지역정보를 얻으며 특히 갓 이사한 주민에게는 현지사정을 빨리 파악하는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이들 정보지에는 주민들이 사고 팔고자 하는 광고도 점차 늘어 주민들간의 중고품거래 중개역할도 한다.
최근 과천에 이사한 최모씨(40)는 아파트 출입구에서 발견한 이 지역 정보지를 통해 이곳에 어떤 상가와 애들을 교육시킬 학원이 있는지를 쉽게 알게 됐으며 중고가구도 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정보지는 82년 서울 강남의 「리빙 뉴스」를 시발로 「강남상가로」 「명동뉴스」 등 비교적 부유층이 사는 지역에서 출발했으나 최근엔 아파트단지가 있는 곳이면 한두종씩 발행되고 있으며 지방에도 부산의 「해피타임즈」 등 전국적으로 번지고 있다.
현재 문화부에 등록된 생활정보지는 전국 4백90개로 이중 3백90개가 주간지 등으로 정기발행되거나 그 준비를 하고 있다.
이 가운데 1백11개가 서울에서 발행되고 있으며 또 「벼룩시장」(부천),「교차로」(대전),「사랑방」(광주),「부산매일」(부산·대구) 등 5∼6개 등은 전국적인 배포망을 갖고 전체 발행부수가 1백50만부(벼룩시장),2백만부(교차로) 등 1백만부를 넘는 것도 있다.
이같은 생활지의 확산은 주민들에게 편리함을 주고 있지만 부동산중개업 등 일부 기존 유통업계에는 생존의 위협이 되고 전화거래를 이용한 범죄도 발생하는 등 부작용도 낳고 있다.
전국부동산중개업협회(회장 최이호)에 따르면 부동산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 거래에 생활자들의 역할이 커지며 중개업소들의 일이 40%나 줄어 91년 이래 5만7천 중개업소 가운데 1만개가 문을 닫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