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촌」 즐거운비명/서울 신림동일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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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취업난으로 응시생 대거 몰려들어/학원·하숙집·서점등 “짭짤한 재미”
취업난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대학가에 금년들어 국가고시 열풍이 불면서 서울 관악구 신림동 서울대주변 고시촌이 「고시특수」를 맞아 호황을 누리고 있다.
각종 수험정보가 많고 고시원·학원·서점 등 수험생들에게 편리한 시설이 몰려있어 서울의 대표적 고시촌으로 꼽히는 신림동 일대에는 고시를 지망하는 학생들이 크게 늘어 최근 서울대생뿐아니라 타대학 학생까지 대거 몰려드는 상황이다.
서울대의 경우 지난해까지 5백여명 정도였던 고시지망생이 금년에는 2천여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며 연세대·고려대 등 대부분 사립대학도 각각 1천명이 넘는 학생이 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등 수험생이 크게 늘자 이곳 신림동 고시촌의 고시관련 업종이 즐거운 비명을 올리고 있다.
가장 재미를 보고 있는 곳은 하숙집과 독서실을 겸한 형태의 고시원. 현재 1백50여개의 고시원이 몰려있어 전국최대 규모인 이곳에는 지난해말부터 고시수험생들이 크게 늘어 사시·행시의 1차시험이 끝나 비수기인 요즘에도 대부분의 고시원이 예년과 달리 수험생들로 꽉 들어차 있으며 금년 들어서만 20여개의 고시원이 새로 생겼다.
특히 학습분위기가 좋고 합격률이 높다고 소문난 일부 유명 고시원에는 더욱 사람이 몰려 Y고시원의 경우 지난해말이후 2백여명인 정원이 항상 넘치고 있는 상태며 현재 2백∼3백명이 이곳에 들어올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
고시원과 더불어 이일대의 고시전문학원과 서점도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수험생이 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자 그동안 학교수업과 자습위주의 고시공부에 부족함을 느끼던 수험생들이 학원을 많이 찾고있어 수강생이 늘고 있으며 이에따라 최근 4∼5개의 학원이 새로 생기는 등 호황이다.
서울대에 인접한 봉천동 T고시학원의 경우 지난 겨울부터 수강생이 10-∼20%정도 늘어났으며 고시에 대한 문의도 크게 늘고있다.
고시전문서점도 호황을 누리며 대부분 매출이 20∼30%씩 증가했고 시험정보를 보내달라는 문의가 하루에도 10여차례이상 밀려들면서 손님들에게 서비스로 제공해온 시험정보자료는 갖다놓기가 무섭게 품절되는 실정이다.
T학원 원장 왕명오씨(39)는 『경기침체로 기업들의 신규채용이 줄자 법학도가 주종이던 고시에 경상대·인문사회계 등 비법학도의 참여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윤석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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