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라켓」호흡 척척 맞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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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동생이 팀주장 맡아>
제39회 전국 종별탁구 선수권대회에서 쌍둥이자매 복식 조가 여고복식 준우승을 차지해 눈길.
화제의 주인공은 대구상서여상 3년 생인 윤미해-미은 복식조(76년 2월10일생).
이들은 14일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7일째 여고복식 결승에서 국가대표 유지혜(선화여상)가 이끈 선화여상 팀에 2-0으로 분패, 우승은 놓쳤지만 2회전에서 1번 시드의 임숙영-이경선(동덕여고)조를 2-1로 따돌리는 등 발군의 기량을 과시해 관심을 모았다.
이들은 고교 1년 때인 지난91년 대통령배대회에서 단체 준우승을 차지한 것이 최고의 성적으로 개인전에서 2위에 입상하기는 이번이 처음.
이번 대회 여 일반부 단식 우승을 차지한 이정임(대우증권)과 전 대표출신 정지영(효성여대)이 졸업한 대구국교 4년 때 처음 라켓을 잡은 이들은 원래 모두 오른손잡이이나 당시 팀 코치였던 김회동씨의 권유로 언니 미해는 왼손 셰이크 공격수, 10분 늦게 태어난 동생 미은은 오른손 셰이크 수비수로 전형을 따로 갖췄다.
하지만 전형과는 달리 미은의 성격이 더욱 도전적이고 리더십이 있어 언니를 제치고 현 상서여상 팀의 주장을 맡겼다는 것이 안상덕(34)감독의 귀띔. 상업에 종사하는 아버지 윤복만씨(49)가 매일 아침 자전거로 통학시킬 정도로 열성을 보인 탓인지 이들은 상서여중을 거치는 동안 큰 성적을 내진 못했지만 끈기와 노력으로 상서여상 주전자리를 꿰찼다.
그러나 이들 쌍둥이 복식 조도 올해가 마지막.
언니 미해가 서울신탁은행, 미은이 외환은행으로 각각 진로가 결정된 까닭이다. 탁구 계에선 지난 70년대에도 김계정-계선 쌍둥이 복식 조가 활약, 화제를 모았었다. <유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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