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비즈] “샌드위치 상황, 분발의 기회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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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한국 경제가 일본과 중국 사이에 끼어 입지가 줄어드는 ‘샌드위치 상황’을 분발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는 견해가 나왔다.

정구현(59·사진) 삼성경제연구소장은 26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최고경영자대학’ 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중·일 두 나라 틈바구니에서 한국경제의 활로 모색을 촉구하는 ‘샌드위치론’을 1월 제기한 바 있다. 다음은 정 소장의 강연 요약.

 ‘샌드위치 위기론’, 특히 중국 위협론은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는 시각이 있다.

최근 한국경제의 부진은 근본적인 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라 엔화의 과도한 약세와 위안화의 평가절상 지연 등 단기적 환율 문제로 보기도 한다.

중국이 기술적으로 빠르게 발전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 기업의 경쟁력은 세계 일류와는 거리가 있다. 한·일 간 기술격차가 줄어드는 속도보다 중국이 한국을 추격하는 속도가 더 빠른 것이 사실이지만 여전히 3국 간에 일정한 격차가 존재한다. 샌드위치론은 한국의 분발을 촉구하는 경고의 의미로 해석된다.

 한·중 수교 후 15년 간 중국의 성장은 한국에 유리했으며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중국의 성장으로 피해를 보는 나라는 중국에 투자를 빼앗긴 인도네시아와 같은 동남아 국가다. 일본은 여전히 기술력에서 우리보다 월등히 앞서지만 재정 적자가 누적되는 등으로 현재의 활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구조다.

 수직적 분업체계를 이루고 있는 한·중 경제관계는 수평적 분업으로 전환해 동일 산업 내에서 한국은 고급제품, 중국은 중간 혹은 하급제품에 주력하는 모습이 될 것이다. 정부의 현안과제는 ^감세를 통한 내수 진작^수도권 규제완화^교육혁신^합리적인 노사관계 확립 등이다.

서귀포=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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