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곳은 많아졌는데 세수는 게걸음/지자체 살림 쪼들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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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군은 재정자립도 50%이하/84개단체는 인건비에도 못미쳐
91년 지방의회 본격 출범으로 지방자치시대가 열린지 2주년이 되지만 자치단체의 살림살이는 여전히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전국 2백75개 지방자치단체중 30%인 84개의 지방자치 수입은 공무원의 인건비에도 못미칠 정도로 쪼들리고 있다.
22일 내무부에 따르면 올예산을 기준으로 자치단체의 살림규모를 가름하는 재정자립도(지방채 포함)는 전국평균 69.9%이고 시·도 76.7%,시 74.2%,군 29%,자치구 53.8%로 각각 집계됐다.
이를 지난해와 비교해보면 전국평균은 0.3%증가했고 시·도는 1.4%,자치구는 2.6%가 늘어나 시·도,자치구의 살림살이는 약간 호전됐으나 시와 군은 0.5%,0.3% 각각 떨어져 오히려 악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시·도의 재정자립도는 서울이 98.9%로 최고이고 전남이 최하인 31.3%로 나타났으며 시단위로는 최고가 경남 78.7%,최하 충남 54%로 지역간 격차가 심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군단위는 재정자립도가 최고인 경기도가 46%에 머물고 있고 전남은 17.3%,전북은 최하인 15.8%에 불과해 군평균자립도는 겨우 29%수준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이같이 열악한 재정자립도와 지역간 심한 격차로 인해 전국 1백36개 군 가운데 77개(56%)와 김제·나주시,자치구중 부산의 서·강서구,대구 동구,인천 동구,광주 광산구 등 모두 84개 자치단체는 자체 지방세 수입으로는 공무원 봉급도 충당하지 못해 세외수입과 국고보조,교부세 등에 의존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일선 시·군의 재정자립도가 악화된 것은 자치단체의 살림규모가 전체적으로 커지면서 세수입도 자연히 지난해보다 15·1%가 증가했으나 국고보조금과 교부세지원폭이 세수증가율을 상회하는데다 지방의회운영 등 비용부담이 커지고 있기때문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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