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民은 격앙·官은 조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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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인민일보(人民日報) 등 중국의 관영 언론들은 일본 총리의 신사참배를 평론 없이 짤막하게 보도했다. 반면 베이징청년보(北京靑年報) 등 민간 성격의 매체들은 신사 참배 소식을 1면에 싣고 평론을 통해 이를 강하게 비난했다.

중국인들의 반응도 비난 일색이다. 중국 네티즌들은 "일본 전자제품을 던져 버리고 일본차를 부수자" "일본제품 불매 운동을 시작하자"등의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일본인이 저지른 주하이(珠海)시 집단매춘 사건, 시안(西安)에서 벌어진 일본 유학생들의 음란 퇴폐쇼 파장까지 얹히면서 반일 감정은 급속히 확산되는 추세다.

그러나 정작 중국 정부는 미온적이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1일 하라다 지카히토 베이징 주재 일본 대리대사를 불러 항의했지만 대응책이 나올 기미는 없다.

중국의 관심은 한반도 핵문제 해결을 위한 제2차 6자회담에 쏠려 있다. 게다가 일정만 합의되지 않았을 뿐 고이즈미 총리의 중국 방문도 이미 확정된 상태다. 둘 다 놓쳐서는 안 될 '외교적 실리'를 안고 있다. 관영 언론들이 신사참배에 '낮은 목소리'로 대응한 것도 중국 정부의 이런 '이중적 태도'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베이징=유광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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