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세대교체」-채지훈 "햇빛" 김기훈 "구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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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채지훈(경기고)의 급부상과 김기훈(단국대학원)의 퇴조 그리고 여자부에서는·김소희(정화여고)의 상승세』.
한국쇼트트랙이 94년 릴레함메르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희비가 교차되고 있다. 한국은 31일 노르웨이 하마에서 벌어진 프리올림픽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1천m에서 간판 김소희가 1분45초26을 마크, 캐나다의 안젤라 카트론(1분45초29)을 0초03차로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 전날 남자1천m결승에서는 고교생 채지훈이 1분33초44로 캐나다의 프레데릭 블랙번을 간발의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채지훈은 지난해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쇼트트랙으로 전향한 신예로서 지난달 세계팀 선수권대회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2관왕에 오른데 이어 세계적 강호가 모두 참가한 이번 프리올림픽에서 또다시 우승, 한국 쇼트트랙의 차세대 간판으로 뿌리를 내렸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는 지난 7년간 세계정상의 쇼트트랙선수로 군림해온 김기훈이 노메달에 그치는 수모를 당해 대조를 이루고 있다. 김기훈은 전날 1천m에서 상대선수를 밀쳐 실격을 당한데 이어 이날5백m에서는 캐나다의 마크 카론(실격) 선수에 밀려 넘어지는 바람에 3위에 만족해야했다.
빙상계에서는 김기훈이 지난해 알베르빌 겨울올림픽 이후 그간 훈련중 트레이드 마크격인 투지와 성실성이 퇴색하지 않았나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캐나다는 이날 남녀 계주(남5천m, 여3천m)에서 모두 우승했으며 한국 남녀는 동반 준우승에 머물렀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캐나다의 강세가 두드러져 6개 종목 중 4개의 금메달을 획득했으며, 나머지는 한국이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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