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학계 인명사전 용어사전 도서색인 편찬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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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불교계에 사전편찬 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 안에 출간이 예정된 것만도 7∼8종을 헤아리는 등 불교전문출판사들이 앞다투어 사전편찬에 뛰어들고 있다.
이 같은 사전편찬 붐은 그 동안 폭넓게 학문적 기초와 성과를 쌓아 온 불교학계가 그 자체로 관련용어나 개념의 체계적 정리를 요구하는 상황이 됐고 불교전문출판사들 또한 방대한 인력 및 재정소요를 극복, 판로확보에 어느 정도 긍정적 전망을 갖기에 이른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다.
불교시대역사는 전래이후 1990년까지 한국불교역사에서 활약했던 고승·대덕·재가신자들의 인적사항을 담은 불교인명사전을 편찬, 오는 5월 중순께 간행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불교인명사전이 될『한국불교인명사전』에는 5백 쪽 내외의 분량에 총 1천2백50명의 인물이 수록되며 인물연표·한국불교문헌목록 등 이 부록으로 실릴 예정.
불교시대역사는 이 인명사전과 함께 오는 4월말 출간을 목표로 불교 신 행이나 교리상의 궁금 점을 해설한『불교상식백과』를 준비하고 있다.
86년 편집대행회사로 출발, 금년부터 출판업무에 주력키로 방침을 세운 불지 사는 올해 안에 3종의 사전을 펴낸다.
선불교의 사상·선종·종파·문헌·사원·지명·공안 등을 해설하는 한편 그와 관련한 어원·용법 등 총 1만5천 개 항목을 사전적으로 정리한『선학사전』은 현재 교열·전산작업이 모두 끝나 계획대로 부처님오신날에 맞춰 간행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불지 사는 또 일본어번 역본인『불교비유 예화 사전』을 7월말께, 동국대 원의범 교수의 감수로 집필되고 있는 3천 항목 짜리『불교용어사전』을 올 가을께 출간한다는 계획아래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5년여의 작업 끝에 지난 88년『불교학대사전』을 내 호평을 받은바 있는 홍 법원은 올해 안에 불교관련 단어풀이 집인『불교용어사전』을 편찬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초부터 작업에 착수한 이『불교용어사전』에는 출전과 함께 해당 범어를 명기한 총 6만개의 단어가 수록될 예정이다.
대원정사는 올 5월말 목표로 구한말 이후 현재까지 나온 불교관련 저서·논문·평론 등 학술문헌 일체를 목록으로 정리한『한국불교관계도서 종합색인』을 준비하고 있다. 동국대도서관의 이철교 씨가 맡은 이 색인작업은 46배 판 6백 쪽 짜리 책으로 3권이 필요한 방대한 분량.
대원정사는 이 색인 집 말고도 동국대 정승섭 교수(인도철학과)팀에 집필을 의뢰, 대중적이면서 한국불교의 현실을 최대한 반영하는『불교사전』편찬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나온 불교사전이『망월』『직전』등 일본불교사전에 대한 무분별한「베끼기」로 시종 해 왔다는 뼈아픈 반성에서 이 같은 한국적『불교사전』의 편찬이 기획됐다는 출판사 측 설명이다.
한편 이들 출판사의 사전편찬사업과는 별도로 불교학술단체인 가산불교문화진흥원이 독자적으로 추진해 온『한국불교대사전』이 10년 작업을 거쳐 내년 후반쯤에는 첫 결실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져 주목되고 있다.
총15만개의 항목이 수록되는『한국불교대사전』은 그 동안 우리 불교학이 축적해 온 연구성과와 수준을 총체적으로 집약하게 될 야심적 대사업. 내년 첫 권에 이어 늦어도 오는 97년까지는 8권 전질을 완 간하겠다는 계획이다. <정교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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