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학과명칭 「개명」바람/“시류에 안맞아 촌스럽다” 등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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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신입생 모집·졸업생 취업에 효과/도서관→문헌정보 전산→컴퓨터공학 농학→식량자원 축산→동물자원 가정→생활과학 소련→러시아 요업→세라믹공학
대학의 학과 명칭 변경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사회가 놀라운 속도로 변화하면서 과거 통용돼온 학과 명칭이 학과의 특성을 나타내기에 부적합하거나 첨단사회에 어울리지 않게 촌스럽다는 등의 이유로 새 이름표 바꿔달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최근들어 유행으로 번져 기존 학과명을 바꿔야할 특수한 사정이 없는 대학들도 「보다 멋있고 그럴듯한」새이름 찾기에 골몰하는 실정이다.
7일 교육부에 따르면 92학년도에는 23개대학 31개학과에서 학과 명칭변경이 이뤄진데 이어 93학년도에도 25개 대학 32개학과가 이름을 바꿔 신입생을 모집할 계획이다. 명칭 변경을 주도하는 학과는 기존의 도서관학과·전산학과와 농대 각 학과로 도서관학과는 문헌정보학과(정보화시대를 맞아 도서정리·대출관리보다 정보관리역할이 더 강화될 것이라는 이유)로,전산학과는 컴퓨터공학과(컴퓨터라는 말이 완전히 보편화된데다 전자계산은 컴퓨터가 하는 일의 극히 일부라는 이유)로 바뀌는 것이 대세다. 93학년도의 경우 군산대·충북대·광운대·동아태·명지대·아주대·중앙대·홍익대 등이 전산공학과·전자계산학과 등의 명칭을 컴퓨터공과학과·컴퓨터공학과 등으로 바꿨고 92학년도에는 서울여대·동덕여대·상명여대·숙명여대·동의대·청주대·명지대 등의 도서관학과가 문헌정보학과로 이름이 바뀌었다. 농대의 경우 고려대가 91학년도에 농과대를 자연자원대로 명칭을 바꿔(이에 앞서 농학과를 식량자원학과,임학과를 산림자원학과,원예학과를 원예과학과로 명칭 변경) 우수 신입생 모집과 졸업생 취업률 제고에 상당한 효과(?)를 본데 이어 서울대가 92학년도에 농과대를 농업생명과학대로 개칭하고 임학과를 산림자원학과,축산과를 동물자원학과 등으로 개명하면서 속속 명칭 변경이 이어지고 있다. 93학년도에만 순천대·전남대·전북대·건국대·단국대·대구대 등이 뒤따랐다.
이밖에도 가정학과가 여성중심의 학과명이라는 이유로 가정관리학과·생활과학과(군산대·명지대 등)로,소련학과가 소련의 체제변화로 러시아학과(배재대·경상대)로,요업공학과가 엉뚱한 것을 배우는 것으로 오해될 여지가 많다는 이유로 세라믹공학과(연세대)로 각각 이름표를 바꿔 달기도 했다.<김동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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