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경마 금주부터 폐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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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승부조작사건과 조교사의 잇단 자살로 만신창이가 된 한국마사회 유승국 회장이 마침내 말문을 열었다. 사건이 발생한 지난달26일 이후 쇄도하는 언론의 인터뷰요청을 일체 거절한 채 대책마련에 부심해 온 유 회장은 5일 기자와 처음 만나 금요일 경마폐지 등 앞으로의 경마운영전반에 관한 견해를 밝혔다.
-이번 사건에 대해 마사회 책임자로서 하실 말씀은.
▲국민들과 경마 팬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것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엄청난 파문을 일으킨 것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 드립니다. 임직원들의 사기가 땅에 곤두박질쳤지만 이를 계기로 한국경마가 환골탈태, 거듭 태어나는 계기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2주동안 경마를 중단했는데 정상적인 경마는 언제부터 가능할는지요.
▲오는 10일부터 계획된 대로 시행할 작정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1주일에 금, 토, 일요일 3일 동안 경마를 했지만 이번 주부터는 금요일 경마를 전면 폐지하겠습니다.
비록 소수이지만 생업을 팽개치고 금요일부터 경마를 즐기는 팬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주중에 열심히 일하고 주말에만 여가로 경마를 즐기도록 하자는 뜻입니다.
-마사회의 수익금이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간다는 의혹이 있는데.
▲마사회는 자체감사와 체육청소년부의 감사뿐만 아니라 매년 감사원감사와 국정감사 등 모두 4차례의 집중적인 감사를 받기 때문에 1원 한푼도 마음대로 쓸수 없는 형편입니다.
-조교사·기수들과 경마 브로커와의 관계를 단절할 수 있는 방안은.
▲현재 안양에 직원들을 위한 준마아파트가 있지만 과천경마장 안에 조기단 아파트를 따로 건립, 부정 결탁의 소지를 원천적으로 줄일 생각입니다.
또 신고기간을 설정, 자진 신고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재량권 내에서 과거의 잘못을 일체 묻지 않고「대사면」함으로써 경마꾼들의 부정행위 폭로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할 방침입니다.
아울러 부정한 정보제공의 도구로 이용되고 있는 장화, 채찍, 안경 등 기수 장비를 한가지로 통일시키겠습니다.
-내년 8월로 예정된 개인 마주제의 실시를 앞당길 용의는.
▲93년 초에 실시한다는 일부 보도가 있었으나 일정이 워낙 빡빡해 예정보다 앞당길 수 없는 형편입니다.
-각종 경마부정의 온상으로 지목되고 있는 장외 발매소( TV경마장)에 대한 조치는.
▲금년말로 계약이 끝나면 내년부터 전부 직영화 할 예정입니다. 남은 기간동안 건전한 경마풍토를 조성할 수 있도록 지도·감독에 만전을 다하겠습니다.
-조교사 2명이 자살하는등 엄청난 이번 사건에 마사회장의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는데.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지금은 흐트러진 분위기를 바로잡고 정상적인 운영이 되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김상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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