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수 황금팔 대결 윤학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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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윤학길과 문희수가 롯데와 해태의 자존심을 책임진다.
한국시리즈진출을 위해 마지막 관문인 플레이오프 5차전(4일·잠실구장)까지 와있는 양팀은 투수력이 고갈된 상태라 실점을 줄여야 승리를 낚아챌 수 있다고 보고 마운드운영을 극대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7번째 한국 시리즈 패권을 겨냥하고 있는 해태는 투수부문 3년 연속 3관왕의 위업을 이룬 선동열이 어깨부상으로 등판 가능성이 불투명해 마운드의 약세가 예상되나 2차전에서 6회 구원등판, 15타자를 상대로 탈삼진 셋, 3안타,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낚은 문희수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해태는 4일간의 휴식으로 컨디션이 좋은 문이 구질이 까다로운데다 롯데의 중심타선인 좌타자에게 강해 6회까지 2점 이내로 막아준다면 3차전에서 완투승을 거둔 조계현을 마무리로 내세우겠다는 작전을 세워놓고 있다.
해태는 발빠른 이순철, 박노준, 이호성 등의 장점을 살려 동작이 큰 롯데 투수들을 상대로 도루와 히트 앤드 런 등 기동력의 야구로 승부를 걸 작정이다.
김응용 감독은『5차전까지 예상한 상대며 해태타자들이 상대하기 어려운 염종석이 4차전에 나와 다시 등판하기 어려우므로 마운드싸움에서는 뒤질 것이 없다. 우리가 3점차 이상으로 승리할 것』이라고 호언하고 있다.
반면 롯데는 4차전에서 염종석의 완봉승과 7안타로 4득점을 올리는 집중력을 과시한 가운데 지난 84년 이후 8년만의 대권도전을 앞두고 선수들의 사기가 한껏 고조돼 있다.
롯데는 포스트시즌 6게임을 통해 지난 28일 1차전에서 7회전만 던진 윤학길이 롯데 에이스로서의 자존심을 걸고 등판을 자청하고 있어 기대를 걸고 있다.
롯데는 득점의 연결고리인 좌타자들의 팽타가 터지지 않아 고민이나 뜻하지 않은 하위타선의 분발로 오히려 작전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윤학길이 중반까지 해태타선을 옭아매 1∼2점 차의 리드를 지켜나갈 경우롯데는 무리해서라도 염종석을 8회나 9회에 마무리로 투입, 승부를 결정짓겠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강병철 감독은『힘에선 해태에게 밀리나 투수력에선 우리가 앞선다. 상승세의 무드를 계속 살리기 위해 과감한 대타작전으로 선동열이 빠진 해태를 두들기겠다』고 밝혔다.
한편 야구평론가인 강태정씨는『5차전의 승패는 마운드싸움에서 판가름날 공산이 높아 롯데가 다소 유리한 입장이나 장타력을 앞세운 해태의 「한방」 에 전세가 뒤집어질 가능성도 많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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