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키­제일제당 「생필품」 전면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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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세제시장 「비트」 참여가 도화선/럭키,조미료·육가공 반격채비
(주)럭키와 제일제당이 농축세제에 이어 육가공·조미료 등 생활용품 전품목에 걸쳐 전면대결을 벌일 조짐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럭키는 최근 제일제당의 핵심분야인 조미료·육가공·음료사업에 신규진출키로 하고 인력확보·공장부지물색 등에 착수했다.
럭키측은 현재 『신규사업은 주문자생산방식(OEM)이 아닌 자체공장 설립을 통한 본격 진출이며 연말께 세부계획을 최종 확정,내년중에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밝히고 있다.
럭키가 제일제당과의 전면전을 감수하며 신규사업에 뛰어든 것은 제일제당이 올들어 럭키의 아성이라 할 수 있는 세제분야에 뛰어들어 농축 세제시장을 양분해 버린 것이 직접적인 배경.
더구나 제일제당이 앞으로 일반세제,치약·비누·화장품 등 럭키가 선점하고 있던 총 2조원 규모의 생활용품시장에 진출할 채비를 보이자 『이대로 있다가는 완전히 당한다』는 위기감이 크게 작용,제일제당이 주도하는 9천억원 규모의 시장에 대한 반격전을 취하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제일제당측은 조미료사업이 엄청난 기술축적과 자본이 필요하다는 점을 들어 럭키의 조미료시장 진출에 대해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또 제일제당과 조미료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미원측도 『조미료 발효기술이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냐』며 아랑곳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조미료를 제외한 육가공·음료사업분야는 사업성격상 큰 기술을 요하지 않는데다 광고 등 대대적인 물량작전이 수반될 경우 시장잠식이 손쉬운 편이어서 진주햄·동원산업·동아오츠카 등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기업들은 럭키의 등장에 초긴장하고 있는 상태.
실제로 럭키측은 유가공·음료사업분야에 우선 집중투자하고 조미료 분야는 장기적으로 추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이효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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