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회원을 자랑하는 AIPAC은 이라크전을 지지하며, 이라크전을 주도한 네오콘(힘의 간섭외교를 주장하는 신보수주의자)과 손발이 잘 맞는 단체다.
소로스는 지난달 AIPAC에 대해 "네오콘과 손잡고 중동평화를 방해하는 조직"이라고 맹비난했다. "(네오콘의 거물로, 지난해 12월 유엔 대사직에서 물러난) 존 볼턴이 2005년 유엔대사가 된 것은 AIPAC의 로비 때문"이라는 말도 했다.
소로스는 친 AIPAC 조직인 '데일리 얼러트'에 맞서 네오콘과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홍보활동을 시작했다. 10만여 명의 오피니언 리더에게 매일 중동 관련 주요 소식을 보내면서 이스라엘을 두둔하는 '데일리 얼러트'와 다른 시각의 뉴스와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를 위해 그는 진보성향의 단체로 민주당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 측과 가까운 '미국 진보를 위한 센터(CAP)'를 정보 유통 창구로 선택했다. 그리고 7일부터 '중동 소식'이란 이름의 편지를 주 3회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보내고 있다.
소로스는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억압적인 점령정책을 포기하고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 단체)와 협상해야 한다"며 "중동평화를 위해선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양보를 하라고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미국의 힘 만으론 중동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유럽판 외교협회를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전했다. 미국 행정부의 외교정책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 외교협회에 버금가는 조직을 창설, 미국과는 다른 외교 해법을 제시하게끔 한다는 것이다.
소로스는 2004년 대선 때 "부시 대통령을 떨어뜨리겠다"며 2700만 달러를 쓴 좌파 인사로, 민주당에서 힐러리와 경쟁하는 버락 오바마를 지지하고 있다. 소로스는 유럽판 외교협회 창설의사를 밝히면서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면 미국이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