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마스 과학강연 원조는 영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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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7면

크리스마스 과학강연의 '원조'는 영국이다. 영국왕립연구소의 대표적인 대중과학 프로그램으로 무려 1백77년의 전통을 자랑한다. 1826년 '전자기학의 아버지' 마이클 페러데이의 대중 과학강연으로 시작됐다.

매년 공모를 통해 다음해 강연자를 선정하는데 항상 2백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왔다. 2001년 강연자였던 존 설스턴 경은 다음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하는 등 강연자 가운데 다수의 노벨상 수상자가 배출될 정도로 저명한 과학기술자들이 선정돼 왔다.

선정된 강연자는 왕립연구소 스탭들과 1년에 걸쳐 다이내믹한 극장식 강연을 준비한다. 지난해 말 영국서 진행된 크리스마스 과학강연을 관람한 과학문화재단 김해보 대리는 "철저한 사전기획으로 멀티미디어 자료가 풍부할 뿐 아니라 방청객이 참여하고 몰입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강연자였던 맨체스터대 앤서니 라이언(화학과)교수의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거미줄은 강철보다 10배 강한 고분자 섬유라는 사실을 인식시키면서 다양한 고분자 섬유를 만들어 거미줄을 모방하려는 시도들을 소개했다. 또 6개월 정도 신는 운동화를 예로 들며 충격 완화 젤과 수분흡수 안창, 공기가 통하게 발을 감싸는 외장 등 운동화 속에 감추어진 세계를 들춰보였다.

영국에서는 이미 공중파 방송을 타고 크리스마스철의 인기 가족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미국과 호주 등에서도 재방송될 정도다. 일본도 13년 전부터 여름철에 전년 강연자를 초청, 직접 강연을 듣고있다. NHK를 통해 전국에 방송된다.

우리나라는 과학문화재단이 2001년부터 영국문화원과 함께 전년 강연자를 초청, '8월의 크리스마스 과학강연'을 열어왔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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